[단독]한동훈 딸 ‘허위 스펙 의혹’ 경찰 수사, 압색영장 신청 전무…배우자만 1회 ‘서면 조사’

경찰이 윤석열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수사하며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한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혹 관련자 조사는 한 의원 배우자를 상대로만 한차례 서면으로 이뤄졌다. 경찰 수사가 봐주기 성격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고발장을 접수해 이듬해 12월 불송치 결정으로 수사를 종료하기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한차례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혐의 입증을 위한 강제수사의 첫 단계로 평가된다. 당시 수사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맡았다.
의혹 관련자들 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참고인 등에 대해선 피고발인 중 한명인 한 의원 배우자 진은정씨(외국변호사)만 한차례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대면이 아닌 서면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과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에 대해서는 고발인 자격으로 각각 4회와 2회 대면조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2024년 6월 경찰이 이 사건을 재수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직후 우종수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많은 참고인 조사를 했다”했다고 밝힌 것과도 배치된다. 경찰청은 수사 당시 국수본과 서울청 간 사건 보고 현황에 대해 “보고 이력·주체는 별도 관리하지 않는다”고 윤 의원에게 답했다.
경찰은 진 변호사 서면조사 이후 해외 학회 등에서 요청 자료 11건을 받아 분석하고 법리 검토한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 1년8개월 만에 불송치 결정했다. 업무방해 혐의는 한 의원 딸 논문이 제출된 학회의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다. 한 의원 딸이 표절한 내용을 토대로 전자책을 제작·판매했다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는 원저자의 고소가 없었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경찰은 미국에 있는 관련 자료 확보차 신청한 국제 형사사법공조가 2022년 12월 검찰에서 불송부(반려) 결정된 뒤 아무런 추가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윤 의원에게 “서울경찰청이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공조를 요청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실체 규명에 반드시 필요한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 ‘사안의 경중을 볼 때 미국의 공조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등 이유로 형사사법공조 신청을 반려했다.
윤건영 의원은 “압수수색 영장을 한번도 신청하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불송치한 것은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라며 “고발인들만 소환 조사하고 직접 혐의를 확인해야 할 피고발인은 안방에서 답변할 수 있게 편의를 봐준 것을 공정한 수사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 형사사법공조 신청 불송부 결정을 받고도 추가 공조 요청이 없었던 점도 수사가 처음부터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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