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삼성바이오 노조, 투쟁에도 ‘선’은 있다

김동주 기자 2026. 10.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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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임금협상의 경계를 넘어 회사의 미래와 기업 운영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3주간의 총파업 예고에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교섭 요구, 수조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 보류 요청, 대표이사를 겨냥한 유인물 논란까지 불거졌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 제도에 삼성전자가 관여해 왔다며 삼성전자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총파업에 그룹 차원의 교섭 요구, 자금조달 일정에 대한 압박까지 겹치면서 노조의 문제 제기가 회사의 성장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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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총파업에 유증 보류·대표 비방까지…권리에도 책임 따라
임금협상 넘어 회사 미래 흔들어…요구만큼 수단의 정당성 중요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노동조합 깃발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임금협상의 경계를 넘어 회사의 미래와 기업 운영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3주간의 총파업 예고에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교섭 요구, 수조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 보류 요청, 대표이사를 겨냥한 유인물 논란까지 불거졌다.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과 회사의 성장 기반을 흔드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노동자가 더 나은 임금과 근로조건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회사 역시 노조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권리가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수단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5월 창사 이후 첫 전면파업에 이어 또다시 장기간 생산 현장을 멈추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앞선 5일간의 파업으로 약 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생산 차질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핵심 경쟁력이다. 고객사와의 신뢰는 오랜 시간 쌓아야 하지만 생산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 기반을 흔들 수 있다. 임금과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한 싸움이 회사의 성장 기회까지 줄인다면 그 부담은 결국 노사 모두에게 돌아온다.

갈등의 범위를 넓히는 행보도 우려스럽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 제도에 삼성전자가 관여해 왔다며 삼성전자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지분 31.22%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사실만으로 교섭 의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는 법적 기준과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기존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분쟁의 무대를 그룹 차원으로 넓히는 것이 해법인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유상증자 청약 보류 요청 역시 신중해야 한다. 노조 측은 노사분규에 따른 위험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청약 일정의 보류와 재검토를 요구했다.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시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일은 중요하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는 해외 기업 인수와 생산시설 확대 등 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 공시상 보완이 필요하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바로잡으면 된다. 노사 갈등을 이유로 자금조달 일정까지 흔드는 것이 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표이사를 겨냥한 사내 유인물 논란은 더욱 아쉽다. 노조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의 사진과 'SHOT OUT'이라는 표현이 담긴 유인물이 공개교섭 촉구를 위한 것이며, 해당 표현은 오타였다고 해명했다. 의도와 경위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교섭 상대가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과 방식이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요구의 정당성은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이 아니라 주장과 근거로 입증해야 한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인사제도, 공시의 적정성은 각각 협상과 법적 절차, 감독 당국의 검토를 통해 따질 사안이다. 어느 문제든 정해진 기준에 따라 다투면 된다. 하지만 총파업에 그룹 차원의 교섭 요구, 자금조달 일정에 대한 압박까지 겹치면서 노조의 문제 제기가 회사의 성장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다. 그러나 권리에는 책임도 따른다. 자신의 몫을 주장하는 것과 회사의 생산·고객 신뢰·미래 투자까지 흔드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돌아봐야 할 것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지다. 

노동자의 권리는 회사의 미래를 볼모로 삼을 수 있는 면허가 아니다. 회사가 성장해야 노동자의 몫도 커진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압박의 수위만 높인다면, 이는 권리 행사가 아니라 공멸을 자초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노조는 이제 요구의 정당성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그 수단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선을 넘은 투쟁은 결국 자신들의 발판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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