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7조원 시장 열린다”… 뜨거운 복제약 개발 경쟁

글로벌 제약사들이 출시한 오리지널 의약품들이 속속 특허 만료를 맞으면서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독일계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2033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전 세계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 규모가 4000억달러(약 53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2030년까지 약 200개의 의약품 독점권이 사라지고, 이 중 70개는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이상인 블록버스터 제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들어오고, 오리지널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 의약품의 가격과 점유율, 매출이 떨어지는 ‘특허 절벽’이 발생한다.
◇‘특허 절벽’에 기회 만난 바이오시밀러
현재 전 세계 제약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전 세계 매출 1위를 자랑했던 면역항암제 MSD의 키트루다다. 국내 특허는 2028년, 미국 특허는 2029년, 유럽 특허는 2031년쯤 만료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부터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후보 물질에 대한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을 진행했고 지난 8월엔 후보 물질 SB27에 대한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품목 허가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16개 질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도 지난 8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 물질인 ‘CT-P51’에 대한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엔 미국 임상 3상 시험에 대한 계획 변경도 승인됐다.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대규모 비교 효능 임상시험을 생략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 문턱을 낮추자, 셀트리온도 미국 임상 3상에 참가하는 환자 수를 줄인 것이다.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으로 개발한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도 미국 특허는 2031년, 유럽 특허는 2029년에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피젠트의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178억달러(약 24조원) 규모다. 국내 기업들은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맞붙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SB33’에 대한 임상을 준비 중이다. 종근당도 지난 1월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물질 ‘CKD-706’에 대한 유럽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대웅제약은 중국계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 기업 차임 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임상 부담 줄자 개발 품목도 늘려
스위스 로슈가 개발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를 둘러싼 경쟁도 뜨겁다. 지난해 매출은 70억1000만 스위스프랑(약 11조3400억원)다. 미국 특허는 2029년 만료된다.
셀트리온이 현재 선두권에서 뛰고 있다.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후보 물질인 ‘CT-P53’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7년 초쯤 첫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암젠은 ‘ABP-692’라는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 산도스도 ‘CYB704’에 대한 임상 3상을 시작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임상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개발 품목도 늘리고 있다.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이 최근 오리지널 약과의 효과를 비교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이에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2038년까지 41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현재까지 전 세계에 바이오시밀러 11개를 내놓은 데 이어, 후속 후보 물질 9종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396억달러(약 53조원)에서 2033년 1516억달러(약 203조원)로 4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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