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총살형 생중계’ 방침에 논란…레오 14세 교황 “용납 못 해”

2026. 10. 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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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포트후드 미군기지 총기난사범 니달 하산. 로이터연합뉴스

사형 선고를 받은 육군 총기 난사범에 대한 총살형을 생중계하겠다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돌발 발언이 국방부와 육군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출신 레오 14세 교황도 고국에서 벌어지는 사형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국방부는 처형이 오는 12월 3일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이란 전쟁에 참전하고 복귀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올라 장병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가진 극우 팟캐스터 잭 포소비크와 인터뷰에서 처형 생중계 방침을 돌발적으로 발표했다. 헤그세스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일들에 대해 심각한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면서 “이 때문에 사람들이, ‘대중’이 이 처형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육군과 국방부 모두 생중계 방침을 처음 접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당초 처형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하다는 ‘대중’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분분했다. 이에 한 소식통은 ‘대중’을 생중계의 의미로 헤그세스가 규정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침은 상당수 현역 군인들과 예비군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생중계는 역겹다. 독재국가나 할 법한 짓”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유엔은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9일 “실제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생중계가 되더라도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총살형 집행을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리는 행사 도중 “수년 전 군인 14명을 죽인 남성을 사형시킨다”면서 “그는 총살형 집행 부대의 사형 집행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처형 생중계 결정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결정을 이해한다”며 두둔했다.

처형이 생중계될 사형수는 미 육군 정신과 군의관이었던 니달 하산(56)이다. 하산은 2009년 11월 5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현역 군인 12명과 퇴역 군인 1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계급은 소령이었다. 그는 범행을 지하드, 즉 성전의 행위라고 주장했다. 군사법원 배심원단은 2013년 그에게 계획적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하산에 대한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총살형 집행을 권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미군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이후 처음이며, 총살형은 2차 대전 때인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처형을 생중계한다고 해도 세부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총살형을 집행할 군인이 뒤에 겪게 될 심리적 충격을 감안해야 해서 총살형 집행 부대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특수부대가 형 집행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생중계를 둘러싼 혼란은 더 극심하다. 총살형 집행 부대원들의 신원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어떻게 대처할지, 국방부 자체 웹사이트 외에 다른 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방송과 소셜미디어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은 차단하기 때문에 생중계가 금지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집행 부대에 뽑힌 군인이 이를 거부할 수도 있는지 역시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인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의 고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개탄했다. 교황은 사형은 인간의 타고난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상기시켰다. 교황은 “정의의 조건은 사형에 의지하지 않아도 충족할 수 있다”면서 인류는 이미 범죄자들의 목숨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구금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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