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은 ‘광유전학’, 실명 환자 눈에 빛 되찾아줬다

송혜진 기자 2026. 10.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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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광유전학’ 기술로 시력을 잃은 몇몇 환자가 희미하게나마 빛과 물체를 다시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조선일보 DB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광유전학’ 기술로 시력을 잃은 몇몇 환자가 희미하게나마 빛과 물체를 다시 알아볼 수 있게 됐다. 광유전학은 빛으로 뇌 속 특정 신경세포를 켜고 끄는 기술이다. 신경세포에 ‘빛 리모컨 스위치’를 달아두고 빛을 비춰 원하는 세포만 작동시키거나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와 스위스 바젤의 분자·임상안과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최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눈 안쪽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유전병이다. 빛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세포는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 남은 신경세포가 직접 빛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빛을 받으면 반응하는 단백질 ‘크림슨R’을 몸속에서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눈에 주사한 것이다. 이후 환자들은 카메라가 달린 특수 고글을 썼다. 고글은 눈앞 장면을 찍은 뒤 크림슨R이 반응하는 빛으로 바꿔 눈에 쏘아주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10명 중 7명은 빛을 알아보는 능력이 좋아졌다. 이 중 일부는 고글을 쓴 채로 물체가 어디 있는지 알아차리고 손을 뻗어 짚기도 했다. 뇌파 검사에서도 빛 신호가 뇌의 시각 영역까지 전달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빛으로 특정 세포를 켜고 끄는 광유전학을 활용해 환자들의 시력이 개선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환자들이 이 치료만으로 정상 시력을 되찾거나 글을 읽게 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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