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하현승 16억에 가려진 박근서의 3억…롯데 1라운더, 결코 우습게 볼 돈 받은 것 아니다

정철우 2026. 10. 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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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원이라는 숫자가 너무 컸다. 롯데 자이언츠가 202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좌완 투수 박근서의 계약금 3억원도 그렇다.

롯데가 박근서에게 제시한 계약금은 3억원이었다. 하현승의 16억원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박근서는 다른 1라운드 선수들과 비교해 분명한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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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액 16억원 하현승과 비교하면 초라하지만…박근서도 1라운드 평균 웃도는 계약금 확보
즉시 전력감과 미래 자원의 경계에 선 전체 4순위…롯데가 3억원에 담은 특별한 기대
150km 가까운 강속구에 이닝 소화 능력까지…롯데 마운드의 미래 책임질 좌완 선발 후보
출처:연합뉴스

(MHN 정철우 기자) 16억원이라는 숫자가 너무 컸다. 다른 선수들이 받은 계약금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기준을 조금만 달리하면 전혀 다른 평가가 가능해진다. 롯데 자이언츠가 202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좌완 투수 박근서의 계약금 3억원도 그렇다. 역대 최고액을 받은 하현승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만 다른 1라운드 지명 선수들과 비교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오히려 롯데가 박근서에게 어느 정도의 기대를 걸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숫자다.

롯데는 2027년 신인 선수 11명과 입단 계약을 마무리했다. 전체 4순위로 지명한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에게는 계약금 3억원을 안겼다. 2라운드에서 선택한 배종윤은 1억5000만원, 3라운드 지명 선수 이현민은 1억원에 계약했다. 신인 선수들은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루키데이에 참석해 홈 팬들에게 첫인사를 했으며 오는 21일부터 상동야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이번 신인 계약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키움 히어로즈의 하현승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하현승은 무려 16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신인 계약금 역사를 새롭게 썼다. 종전 최고액이었던 2006년 KIA 한기주의 10억원을 단숨에 6억원이나 뛰어넘었다. 고졸 신인 한 명에게 16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하현승은 일반적인 신인 선수와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다.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고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까지 받았다. 특히 뉴욕 양키스로부터 300만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제시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이라는 확실한 선택지가 있었던 만큼 키움도 그에 걸맞은 조건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16억원에는 선수의 능력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자라는 성격도 담겨 있다.
출처:롯데 자이언츠 / 롯데 신인 1라운더 박근서(왼쪽)와 배종윤

따라서 하현승의 계약금을 이번 신인드래프트 전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하현승을 제외한 선수들의 계약 조건을 살펴봐야 이번 드래프트의 실제 시장 가치를 읽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박근서의 3억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드래프트는 최상위권 세 명 정도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1군 전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고, 그 이후부터는 현재의 완성도보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상위 3명과 나머지 선수들 사이에 평가의 경계선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박근서는 바로 그 경계선 다음인 전체 4순위로 지명됐다.

롯데가 박근서에게 제시한 계약금은 3억원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다수 구단이 1라운드 지명 선수에게 2억5000만원 안팎의 계약금을 책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00만원을 더 받은 셈이다. 비율로 따지면 20% 높은 금액이다. 하현승의 16억원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박근서는 다른 1라운드 선수들과 비교해 분명한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차이를 단순히 지명 순서에 따른 결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롯데가 박근서의 현재 능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함께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최상위권 선수들과 장기적인 육성이 필요한 유망주들 사이에서 박근서는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됐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물론 계약금 5000만원 차이가 선수의 실제 기량 차이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마다 지명 순위와 예산, 선수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비슷한 위치에서 지명된 선수들보다 높은 계약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롯데가 박근서를 평범한 1라운드 지명 선수 이상의 가치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출처:롯데 자이언츠

박근서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좌완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이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에 근접할 만큼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투수가 아니라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보여줬다는 점이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평가 역시 롯데가 박근서를 선택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특히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라는 사실은 상당한 매력이다. 프로 무대에서 좌완 선발 자원은 언제나 귀한 대접을 받는다. 여기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다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가 박근서에게 기대하는 것도 단순히 1군에서 몇 경기를 던지는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선발진의 중심을 맡아 줄 수 있는 투수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고교 무대에서 보여준 능력이 프로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시속 150km에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과 그 공으로 프로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구속뿐 아니라 제구의 안정성, 변화구의 완성도, 타자와의 승부를 풀어가는 능력까지 함께 발전해야 한다. 특히 선발 투수로 살아남으려면 빠른 공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구종을 활용해 타순이 두세 차례 돌아오는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서에게 필요한 것도 이런 성장 과정이다. 이미 완성된 선발 투수라고 평가하기보다는 비교적 높은 출발점에서 프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유망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롯데가 3억원이라는 계약금을 안긴 것은 그 가능성에 대한 투자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주목받은 SSG 김민준의 계약금이 2억7000만 원 이었다.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는 선수들과 완전히 같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더라도 일반적인 육성형 신인보다는 조금 더 높은 기대를 받았다는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롯데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박근서의 성장 가치는 더욱 커진다. 롯데는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기존 전력만으로는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특히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국내 선발 투수를 확보하는 것은 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근서가 빠르게 성장해 선발진에 진입할 수 있다면 롯데는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외부 영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육성으로 선발 자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능성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3억원이라는 계약금 역시 기대만큼의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한 투자로 남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약금 액수보다 그 돈을 투자한 선수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다.

하현승의 계약금은 특별한 재능과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경쟁이 만들어 낸 예외적인 숫자다. 이를 기준으로 박근서의 가치를 낮게 평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하현승을 제외하고 비교하면 박근서의 계약 조건은 더욱 눈에 들어온다. 최상위권 세 명 다음으로 지명된 선수에게 롯데가 3억원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16억원을 받은 선수가 있다고 해서 3억원의 가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현승이 역대 최고 계약금이라는 기록을 가져갔다면 박근서는 1라운드 평균을 웃도는 대우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롯데가 박근서에게 기대하는 것은 계약금 순위가 아니라 마운드에서 보여줄 성장이다. 3억원이 결코 적지 않은 투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은 이제 박근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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