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컨테이너선 첫 북극항로 왕복 성공…50일 만에 부산 귀항

유지승 기자 2026. 10. 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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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 / 사진 = 뉴스1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선 우리 선박이 성공적인 항해를 마치고 돌아왔다.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의 역사적인 첫 기록이다.

이번 성공으로 북극항로가 단순한 구상이 아닌 실제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상업 항로가 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팬스타 아크로호가 11일 오전 8시 24분쯤 부산항 자성대부두에 접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떠난 지 50일 만이다.

북극항로는 기후 변화로 북극 바다의 얼음이 녹으면서 생겨난 뱃길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거리 항로다.

운송거리를 수에즈 운하보다 약 35% 줄일 수 있어 물류·에너지 공급망에서 전략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 대체 항로로도 주목된다.

2758TEU급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는 출항 당시 화학제품과 중고차 등 수출 화물 737TEU를 싣고 북극으로 향했다.

승무원은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해 20여 명이 탔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 극지 항해 경험을 쌓은 항해사도 1등 항해사로 참여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출항 9일 만인 8월 31일 북극해역에 진입했고, 9월 5일 북극항로의 최대 난코스인 빌키츠키 해협을 통과했다.

9월 12일 첫 기항지인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닿았고, 이튿날 최종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입항했다.

국내 선박의 북극항로 운항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해운 물류의 핵심인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를 왕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과거 환경 문제를 내세워 빗장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최근 심각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북극항로 개방에 적극적으로 돌아섰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북극항로 물동량 1억5000만톤 이상을 목표로,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항해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이동 경로와 운항 시간과 연료 사용량과 비용 등을 분석한다.

정부는 2030년 정기 항로 개설을 목표로 쇄빙선 건조를 추진한다. 이후 선박 규모를 점차 확대해 2035년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 상업 운항이 가능한 북동항로는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의 허가와 협조가 절대적인 만큼 외교적 문제가 걸려 있다.

예측 불가능한 얼음 덩어리의 위험, 천문학적인 쇄빙 지원 비용과 비싼 보험료, 환경 훼손 문제 등도 산적해 있다.

경제성도 문제다. 거리 단축 효과가 비용 절감으로 안전한 항해가 가능한 지 등에 대한 평가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나서는 이유는 북극항로 선점에 뒤처질 경우, 동북아 물류 허브 지위를 경쟁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바닷길은 초기 진입국이 항만, 통항 규칙, 물류 거점, 에너지 계약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기 쉽다.

반대로 후발주자는 다른 나라가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비싼 값에 사용하고,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중국까지 선점 경쟁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는 초기 선점국이 되지 않으면 뒤늦게 더 큰 비용과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긴박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아크로호의 귀항을 기념하는 환영식은 오는 13일 오후 자성대부두에서 열린다. 정부와 부산시를 비롯해 정·재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