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유딜’ 비판한 젤렌스키에 “우크라이나 새 대통령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경유를 미국에 공급하는 이른바 ‘경유 거래’에 합의한 가운데, 트럼프는 10일 이번 합의를 비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번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 “그는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고, 우리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문제를 일으키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5월 취임한 젤렌스키는 2024년 5월 5년 임기가 종료됐지만, 2022년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건너뛴 채 계속 재임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간 갤런당 6달러(약 8000원)가 넘는 디젤 가격의 배경으로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꼽았다. 젤렌스키에게 여섯 차례 공격 중단을 요구했는데, 이날 자신의 경고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시설을 계속 공격했다며 “당장 그만두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우크라이나에 제안하는 게 뭔지 아나”라며 “(종전) 합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가지라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30%를 잃었고,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 전쟁은 결코 시작돼선 안 되는 전쟁이었고,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원인이 젤렌스키에게 있다는 취지로 해석돼 자유·민주 진영에서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상황 장기화에 따른 고물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러시아가 즉시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 30만톤 이상을 공급하고 이후에도 추가 공급에 나서면서 총 480만톤을 공급하기로 푸틴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재무부가 러시아산 경유 판매에 대한 제재를 일시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위태로워진 정치적 운명을 구하려 악마와 거래하고 있다”며 “이 더러운 거래는 중동에서 이란이 미군을 살해하는 것을 돕고, 우리 동맹은 우크라이나를 잔혹하게 침공한 푸틴을 돕고 방조할 뿐”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는 이번 합의를 트럼프가 푸틴에게 주는 ‘부당한 선물’로 표현하며 “러시아가 석유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끝내야 할 전쟁을 장기화하도록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반면 미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의 공격 중단 요청을 여섯 차례 거부한 젤렌스키가 “상황을 잘못 읽고 있다”며 “정유 시설을 계속 공격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트럼프와 쌓아온 우호적인 관계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케이티 자카리아 백악관 신임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은 늘 그랬듯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인은 더 저렴한 휘발유와 식료품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들은 9일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전후 안전 보장과 영토 문제 등을 포함한 종전(終戰)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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