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원인음식 절반 이상 미확인...역학조사 관리 허점

김현기 기자 2026. 10. 1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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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원인식품 미규명 567건...지난해 환자만 3052명
소병훈 의원 “식약처 조사 소요기간 파악 못해...통합 관리체계 구축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의 절반 이상이 원인음식을 확인하지 못한 채 조사가 마무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식중독 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식중독 319건 가운데 원인식품을 확인하지 못한 사고는 183건으로 전체의 57.4%를 차지했다.

해당 사고로 발생한 환자는 3052명에 달했다. 원인식품 미규명 비율은 2023년 63.5%(228건), 2024년 58.9%(156건), 2025년 57.4%(183건)로 3년 연속 절반을 웃돌았다. 최근 3년간 원인식품을 확인하지 못한 사고만 567건에 이른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원인음식은 물론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원인물질까지 확인하지 못한 사고가 86건 발생했으며, 관련 환자는 1454명으로 집계됐다.

원인물질과 원인식품의 규명률 차이도 상당했다. 지난해 원인물질이 확인된 사고는 227건으로 전체의 71.2%였지만, 원인식품이 확인된 사고는 136건(42.6%)에 그쳤다. 병원체를 확인하더라도 실제 문제가 된 음식을 특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시설별로는 음식점에서 발생한 식중독의 원인 규명이 특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식중독 319건 가운데 음식점 발생 사고는 192건으로 60.2%를 차지했으며, 이 중 109건(56.8%)은 원인식품이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전체 36건 가운데 20건(55.6%), 학교 외 집단급식시설은 47건 가운데 27건(57.4%)의 원인식품이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일반 음식점의 경우 보존식 보관 의무가 없고, 식중독 신고 시점에는 이미 해당 음식이 소진돼 검체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인 규명에 실패한 이유를 유형별로 구분해 관리하지 않아 규명률을 높이기 위한 개선대책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식중독이 여름철에 집중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겨울철 발생 규모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1~2월과 12월에 발생한 식중독은 모두 68건으로 환자는 1625명이었다. 특히 12월에만 20건이 발생해 680명의 환자가 나왔다.

역학조사 관리체계의 미비점도 드러났다. 소 의원실이 식중독 사고별 평균·최장 조사기간과 장기 조사 사례를 요구했지만, 식약처는 질병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 완료일을 확인하기 어려워 소요기간을 산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이후 역학조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관계기관 간 조사정보 연계와 원인 규명 실패 사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병훈 의원은 "현장 조사의 어려움이나 제도적 한계는 이해하지만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순 환자 수 집계에 그치고 구조적 한계만 탓하는 것은 주무부처로서 안일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원인 규명률이 매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조사기간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사후관리체계의 명백한 허점"이라며 "현장의 한계를 이유로 안주할 것이 아니라 원인 규명부터 재발 방지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