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방 들어간 김지원, 얼굴 갈아 끼웠다[스경연예연구소]

김원희 기자 2026. 10. 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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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스포츠경향 김원희 기자] 수술방에 입성한 김지원이 얼굴을 갈아 끼웠다.

김지원은 지난 9일 베일을 벗은 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서 천재 외과의 계수정 역으로 나섰다. 김지원 특유의 도도하고 당찬 분위기는 그대로, 그러나 한층 더 냉정하고 묵직해진 얼굴이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닥터X’는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수술방의 미친 계’ 계수정이 부정부패와 권력 카르텔이 자리 잡은 구서대학교병원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부조리를 깨부수는 이야기를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프리랜서 의사로 병원에 파견된 계수정은 첫 출근부터 기존의 위계질서와 관행에 거침없이 반기를 든다.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고령 환자에게 무리한 개복수술을 강행하겠다는 병원장에게 “백만 년 만에 콜 받아서 신나신 것 같다” “노욕이 지나치다”고 직설을 하고, 원장을 옹호하는 의사들에게도 “이래서 너희 싫어한다. 돈 잘 벌고 출세하려고 공부하는 인간들. 윤리고 신념이고 생각 없이 그저 멍청하게 똑똑한 인간들. 교수들 앞에선 엎드리고 환자들 앞에선 고개 쳐들고”라고 독설을 날린다.

결국 무리한 수술을 진행하던 도중 원장과 환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위기를 맞고, 실려 나가던 원장은 물론 의료진마저 방치한 환자 역시 계수정이 살려낸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데다 메디컬 느와르 장르 특성상 자칫 과장되게 느껴지려고 할 때, 김지원의 안정적인 연기 톤이 무게 중심을 맞춘다. 캐릭터의 힘은 분명하게 드러내면서도 감정 표현은 절제함으로써 다소 유치하게 흐를 수 있는 장면까지 깔끔하게 정리해낸다.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앞서 KBS2 ‘태양의 후예’의 군인 윤명주 역이나 tvN ‘눈물의 여왕’의 재벌 상속녀 홍해인 역 또한 주체적이고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인물이었지만, 계수정은 톤을 더 다운시키고 액션을 절제하면서도 더 단단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연기 내공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김지원은 그 무표정한 얼굴과 무미건조한 말투로 극 중간중간 코믹한 포인트 또한 살려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김지원의 변신은 시청률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1회부터 10%를 넘겨 전국 기준 11.4%, 수도권 기준 11.2%를 기록,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첫 회 시청률 중 최고 시청률이 됐다.

배우 김지원이 7일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범택시3’부터 ‘멋진 신세계’ ‘김부장’ ‘재벌X형사2’까지 SBS 금토극이 특유의 ‘사이다 유니버스’로 흥행을 이어오는 가운데, ‘닥터X’ 역시 첫 방송부터 남다른 기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예고했다.

특히 1회 말미, 병원장에 오른 부승권(손현주)이 해고 통보를 받았던 계수정을 다시 고용한 가운데, 위기를 초래할 거라는 걱정에 “자르면 되는 꼬리다. 이 병원의 다른 문제도 함께 얹어서”라는 말로 미묘한 구도를 형성하면서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또 극에 미스터리를 더하는 의사 용역 소개소 대표 장희숙(이정은), 계수정 뒤를 이을 ‘미친개’를 예감하게 하는 인턴 박태경(김우석)과 계수정과 팽팽한 대립으로 유머와 생활감을 더하는 도윤식(김영민), 배흥곤(이성욱) 등 개성 강한 연기가 더해져, 또 하나의 성공 신화가 탄생할지 기대를 높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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