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韓, 정보-방첩 수십년 동맹기준 준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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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정보협력 논란을 두고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한미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8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의 대(對)북한 정보 공유 제한 등으로 한미 정보협력의 균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보·방첩 분야에서의 동맹 간 신뢰와 보안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 시간) 한국에 '정보·방첩 분야의 동맹 기준 준수'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정보 관리 및 보안 의식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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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는 상호 신뢰 전제” 발언도
‘민감정보 공개’ 등 불만 우회 표시
韓,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 방미 검토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현재 한미 정보협력 상황, 특히 상호 신뢰와 정보 공유’에 대한 동아일보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동맹의 기준(standards of our decades-long alliance)’을 ‘준수(uphold)’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정보 및 방첩(intelligence and counterintelligence)에 관련해서”라고 답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과의 정보협력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맹의 기준 준수’를 거론하며 방첩 사안을 지목한 것은 한국이 미국에 지켜야 할 정보 보호 원칙에 소홀했다는 트럼프 행정부 일각의 불만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한국이 실제로 특정 기준을 위반했는지, 한국 측에 별도의 개선 조치를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 소속이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같은 날 “민감한 정보의 공유는 ‘확고한 상호 신뢰(strong mutual trust)’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명의 각기 다른 미국 당국자가 한미 정보 공유의 신뢰를 강조한 것 역시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기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국은 올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관해 발언한 후 한국에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이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8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의 답변으로도 확인됐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올 6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국 미국 일본의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미국 측의 요청으로 국가정보원이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계속되는 와중에 정보 분야 갈등까지 부각된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추진 등 안보 협상도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의 미국 방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 ‘동맹기준’ 이례적 언급… 韓 정보관리-보안의식에 우려 표출
[한미 정보협력 논란]
‘정보-방첩’ 별도 지목해 불만 내비쳐
韓 기밀유출 후속조치 미흡 판단한듯
美소식통 “국정원에 부정적 인식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 전반에 퍼져”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두 당국자가 약속이나 한 듯 동맹 간 정보 협력의 신뢰를 강조한 것은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구심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양국의 안보협력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 美 ‘상호 신뢰’ 거듭 부각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한미 간 상호 신뢰와 정보 공유’에 대한 동아일보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정보 및 방첩 문제와 관련해서”라고 답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동맹의 기준(standards of our decades-long alliance)’과 ‘준수(uphold)’라는 표현이다. 미국 측이 한국이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여긴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정보 및 방첩(intelligence and counterintelligence)’을 별도 지목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방첩은 외국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과 정보 유출 등을 탐지·차단하는 활동이다. 또 정보 협력에서는 공유된 정보의 보안 유지가 핵심이다. 즉, 한국이 미국이 공유한 정보의 보안 유지에 미국의 기대만큼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미국 측의 불만을 읽을 수 있다.
백악관 소속이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당국자가 같은 날 민감한 정보 공유의 전제 조건으로 “확고한 상호 신뢰(strong mutual trust)”를 강조한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은 정 장관의 발언이 ‘공개 정보’라는 우리 정부 해명에도 한국에 공유한 기밀이 유출됐으며 한국의 후속 조치 또한 미흡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8월 문재인 정부가 미국 측의 반대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즉, 미국 측의 이번 불만은 특정 정책에 대해서만 이견을 제기했던 7년 전과 달리 상호 협력의 전제인 ‘신뢰’를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은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과의 북한 핵 관련 정보 공유에 대해 “일부는 제한되고 있다”고 밝혀 양측 정보 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 美, 국정원에 대한 불만도 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정보원에도 적지 않은 우려와 불만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종석 국정원장 체제에서 국정원이 친(親)중국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소식통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정원의 협력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뿐 아니라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전반에 퍼져 있다”고 했다.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올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미국 일본의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이 배제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미국 측의 요구로 국정원 관계자의 참석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한미 정보당국 간 오해는 없다”고 했지만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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