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양원 모신 아버지 숨지자…'가족에 말도 없이' 화장
사망 이틀 만에 화장…유골 행방도 몰라
[앵커]
요양원 입소자가 사망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시신을 화장해버린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려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가족이 그 사실을 알게 됐는데 요양원 측은 '아들이 와서 장례를 치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고인에게 아들은 없었습니다. 법원이 요양원 운영자에게 25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박호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24년 1월 40대 여성 최모 씨는 가족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요양원에 모신 아버지가 1년 7개월 전 사망했다고 적혀 있었던 겁니다.
[사위 : (아내가) 멍해가지고 그냥 말을 못 하더라고요. '자기야 이거 뭐야?' 며칠 동안 계속 울기만 하고…]
급히 남양주에 있는 요양원에 연락했습니다.
운영자 양모 씨는 "아들이 와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인에게 아들은 없었습니다.
따져묻자 양씨는 말을 바꿨습니다.
[아들까지 와서 장례식을 치렀다고요. {아들이 없는데요.} 조카 조카 조카. {조카 누가요?} 그런데 지금 와서 무슨 이야기를 따지려고 하는 겁니까?]
양씨는 고인이 숨지자 이틀 만에 신고하고 화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골은 '무연고 화장터에 뿌려졌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아버지의 사인을 비롯해 어떠한 내용도 공유받지 못했습니다.
[사위 : 앞뒤가 너무 안 맞는 거예요. (아버님이) 안 좋게 돌아가신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많이 했었거든요.]
지난달 법원은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양씨가 사회상규상 맞지 않는 일을 해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했다'며 2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유족 모르게 사망신고가 이뤄지는 걸 사전에 막기는 어렵습니다.
현행법상 친족이 아니어도 동거인 등이 사망신고를 할 수 있는데다 사망 사실을 유족에게 알려야 한다는 규정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족 측은 "'가족들이 면회를 오면 아버지가 술을 더 마시니 면회를 자제해달라'는 요양원 요청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게 죄스럽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요양원 측은 가족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정철원 영상편집 김정은 영상디자인 오영관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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