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문 닫자 ‘공소 취소’ 문 열리나…이정현의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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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은 사라졌지만 대통령 사건은 남았다. 10월2일 출범한 공소청의 첫 정치적 시험대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여부다.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 사건을 특정하거나 공소 취소를 지시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권한 남용을 바로잡으라는 주문이 자신의 공소 유지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남는다.
공소 취소에 찬성하는지보다 먼저, 대통령 사건에도 다른 사건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공소청의 독립성을 가를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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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委 결론이 분수령…공소 취소 후 기각 확정 땐 ‘재기소’ 사실상 불가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검찰청은 사라졌지만 대통령 사건은 남았다. 10월2일 출범한 공소청의 첫 정치적 시험대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여부다. 지휘봉을 쥔 이정현 직무대행은 진상조사 결과를 살펴보겠다며 공소 취소의 현실화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권력의 외풍을 차단하겠다며 형사사법 체계의 지각변동 속에 닻을 올린 공소청이 정작 최고권력자의 사법 리스크부터 매듭지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했다.

공 넘겨받은 공소청…'가이드라인' 논란
공소청 출범 나흘 후인 10월6일 이정현 공소청장(법률상 검찰총장) 대행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마주했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을 지휘하는 청장 대행들에게 "다시는 정치권력에 의해 수사·공소 기능이 악용되거나 휘둘리거나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검찰의 권한 남용을 지적하며 "덮어서 벌고 만들어서 출세한다"는 표현도 꺼냈다. 국무총리실도 10월7일 개별 사건의 수사·공소 지휘는 국무회의에서 다루지 않았고 앞으로도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 사건을 특정하거나 공소 취소를 지시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권한 남용을 바로잡으라는 주문이 자신의 공소 유지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남는다. 이를 판단할 수장이 바로 이 대행이다.
이 대행은 9월23일 대검 차장 취임 당시 공소 취소를 묻는 질문에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고 비판하며 사과했다. 취임 때도 절제된 수사 원칙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이를 두고 "대놓고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행 측은 원론적 발언이라며 참모들에게 "문자 그대로의 의미"라고 설명하고 진상조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사에 관여하지 않는 것과 조사 결과를 근거로 공소 취소를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 요청에 따라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 취소 조항을 삭제하고, 법안 처리도 국정감사 이후로 미뤘다. 그렇다고 공소 취소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특별법 없이도 검사는 현행법에 따라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 결국 공은 국회의 특검법에서 현행법상 권한을 쥔 공소청으로 넘어간 셈이다.
법무부 '검찰 인권존중 미래위원회'(미래위)가 선정한 조사 대상 19건 가운데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은 6건이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이다.
형사소송법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 취소를 허용한다. 공소 취소에 따른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되면 이후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해야 재기소할 수 있다. 임기 중 재판을 멈추는 데서 나아가 퇴임 후에도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미 1심을 거친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사건과 달리 공소 취소가 가능한 6개 사건이 모두 조사 대상에 오른 셈이다.
특수부 검사 출신 A변호사는 진상조사단을 두고 "공소 취소의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만든 위원회"라며 "피조사자 한 명이라도 '조사 과정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면 이를 근거로 불법 수사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소 강행 땐 직권남용"…후폭풍 예고
대북송금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에 대한 징계도 공소 취소 시도와 맞물려 있다. 박 검사는 자신의 징계와 조작기소 특검 논의가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10월1일에는 징계위가 국감 이후로 미뤄진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정치 일정에 맞춘 지연이라고 반발했다. 수사 검사의 징계를 기소의 정당성을 흔드는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분수령은 10월말로 예정된 조사 결과 발표다. 수사의 위법·부당성을 인정한 조사 결과와 검사 징계가 공소 취소의 근거로 제시될지가 핵심이다. 다만 검사 개인의 규정 위반이 곧 기소의 부당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위반 행위가 핵심 증거와 공소사실에 미친 영향까지 입증돼야 한다.
정당 활동 경험이 있는 B변호사는 "(법무부 미래) 위원회는 법무부 훈령에 근거한 기구"라며 "수년간 수사하고 재판부가 심리해온 사건의 실체를 몇 달 만에 파악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도 "공소 취소는 구속 기소 뒤 명백한 진범이 따로 잡힌 경우처럼 명확할 때 하는 것"이라며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낸 것처럼 위법이 뚜렷한 경우도 아닌데 무엇이 위법하다는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래위는 인권침해와 권한 남용을 조사해 장관에게 후속 조치를 권고하는 기구다. 그 권고가 법원의 판단을 대체하거나 공소 취소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조사 결과가 기소 판단을 뒤집을 근거인지 따지고 설명할 책임은 공소청 검사와 지휘부에 남는다.
내부 반발은 조사 체계의 적법성으로도 번졌다. 김성동 공소청 감찰부장은 출범 당일 내부망에 진상조사단을 총장 지휘에서 배제한 것은 검찰청법 8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는 총장만을 지휘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다는 취지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직 지검장 4명도 조사단의 수사·공판 기록 확보 규정을 "중대한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기록의 열람·등사 요청을 두 차례 거절했다.
공소 취소 대신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을 구하는 경로도 거론된다. 7월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을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했다. 다만 검사가 기소를 거두는 공소 취소와 달리, 공소기각은 법원이 요건을 심리해 판단한다.
공소 취소를 강행할 경우 책임은 지휘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B변호사는 "실제로 공소를 유지하는 주체는 개별 공판검사"라며 "공판검사가 반대하는데도 취소를 지시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 검사도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했다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변호사는 "이런 일에 개입한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면 다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치권 사건을 다수 대리한 D변호사도 "당장의 정치적 입신양명을 위해 향후 모든 것에 오점을 남기려 하겠느냐. 누가 오든 쉽게 건드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정이 정식 청장 임명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변호사는 "위원회 결론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그 결론을 명분 삼아 공소를 취소하려는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특검법 처리 연기에 대해서는 "국감 판 자체가 공소 취소를 하느냐 마느냐로 짜일 테니 민주당이 정무적으로 시기를 피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법무장관과 청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도 부담이다. 이 대행이 결정을 후임에게 넘기더라도 조사 결과를 어떻게 검토하고 공판검사의 의견을 어떤 절차로 반영할지는 남는다. 공소 취소에 찬성하는지보다 먼저, 대통령 사건에도 다른 사건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공소청의 독립성을 가를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10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법무부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하라는 취지의 수사지휘를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전임 정성호 장관도 법무부에서는 구체적 사건 지휘로 공소 취소를 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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