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극초음속미사일 첫 발사 성공…베일에 싸인 기술의 정체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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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밀리에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의 존재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청와대는 8일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의 첫 시험발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시험발사 사실을 발표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공식화됐다.
현재 국내에선 HGV외에도 KF-21 탑재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핵심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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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활공·변칙기동 첫 검증 성공
2030년대 전력화, 남은 기술 장벽은
정부가 비밀리에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의 존재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군 당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HGV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해왔다.
2022년에 개념연구가 진행중인 것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가 시험발사 사실을 발표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공식화됐다.

이날 발사는 충남 태안에 있는 ADD 안흥시험장 일대 해상 바지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거리는 수백㎞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현무 탄도미사일 개발·시험 경험을 살펴보면, 이날 시험된 HGV의 실체를 어느 정도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은 있다.
우선 바지선을 이용한 시험발사는 지난 2017년 6월 현무-ⅡC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이뤄진 바 있다.
당시엔 바지선에 미사일발사차량(TEL) 1대를 설치, 현무-ⅡC를 발사했다.
경로상의 민간인 피해와 간섭을 피하고 비행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HGV는 탄도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장착된다.
탄도미사일이 강력한 추력을 내면서 대기권 상층(고도 40∼100㎞)까지 상승하면, 활공체는 미사일에서 분리되어 목표물로 날아간다. 기존 탄도미사일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청와대는 시험발사를 공개하면서 “목표 고도로 상승한 뒤 성공적으로 분리됐다”고 밝혔다.
추진체 연소 종료 후 1단 로켓을 분리하고 재돌입체가 돌입하는 2단 이상의 구조를 지닌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검증된 고체연료 로켓과 정확한 단분리 기술 확립이 전제 조건이다.
한국군에서 이같은 조건을 갖춘 발사체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이다.

현무-ⅡB·C는 북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 더 우수한 풀업기동(하강 단계에서 활강 및 상승 비행을 하는 것)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은 “풀업 기동은 훨씬 오래전에 ADD에서 개발해서 가진 기술이다.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더 우수한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풀업기동 기술과 HGV는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분석이다.
풀업기동은 종말 하강 단계에서 궤적을 바꿔 요격을 회피한다.
대기 중에서 고속으로 조종면을 움직여서 궤적을 바꾸는 유도·제어 기능을 발휘한다. 개념상 HGV와 비슷하다.

따라서 HGV는 풀업기동보다 대기권에서 훨씬 오랜 시간을 보낸다.
이때 발생하는 고온·고압과 공력 불안정성을 제어해야 표적까지 날아간다.
풀업기동처럼 매우 짧은 시간을 견디는 것과 HGV가 겪을 수 분 이상의 고온·고압을 버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HGV가 활공 도중에 큰 기동을 하면 속도와 사거리가 상당히 감소하는 문제도 있다.
청와대의 시험발사 성공 발표는 이같은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청와대는 이번 시험발사 목적을 “극초음속 비행 환경에서 HGV의 핵심기술인 초고온 내열소재의 성능과 유도 및 제어능력, 낮은 고도에서의 불규칙 비행 능력을 최초로 검증하기 위해 실시됐다”면서 극초음속 비행 환경에서 계획된 비행을 이상없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향후에도 시험발사 등을 지속해서 기술 개발·검증을 진행한 뒤, 시험평가를 거쳐서 전력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전력화가 이뤄져도 현무-Ⅳ·Ⅴ처럼 미사일 동체가 대중에 공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따라서 세부적인 성능은 당분간 비공개로 유지될 확률이 크다.
◆개발까지 남은 과제는
정부가 HGV 개발을 공식화하면서, 전력화까지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초고온 내열소재·열방호 기술을 완전하게 확립하는 것이 꼽힌다.

이를 개발한 뒤 검증하는 과정에서 결함을 수정하는 작업도 거쳐야 한다.
한국군의 HGV에서 제어·유도·항법 기술의 확립도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은 핵탄두 장착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핵무기는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표적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낙하해도 충분히 파괴할 수 있다.
반면 한국군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 재래식 탄두로 성과를 거두려면, 표적을 정밀타격해야 한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지닌 유도 기술이 필수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보다 개발 난도가 더 높은 셈이다.
속도 유지도 변수다. 북한은 미사일방어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중국·일본·러시아는 강력한 다층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돌파하려면 낮은 고도와 더불어 음속의 5배를 훨씬 넘는 속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속도가 높아지면 열과 압력도 커진다. 속도와 고온·고압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에선 HGV외에도 KF-21 탑재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핵심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초음속 비행을 위해선 램제트 엔진이, 극초음속 비행을 하려면 스크램제트 엔진이 필요하다.
하이코어는 속도가 빨라지면 램제트 엔진이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바뀌는 이중모도 추진체계를 지녔다.
하이코어에서 검증된 기술을 토대로 KF-21에 탑재될 HCM 개발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이코어에 적용됐던 이중모드 추진체계를 통해 극초음속 비행을 진행하고, 일정 고도에 올라서면 활공비행을 통해 비행거리를 연장한다.
이후 하강을 한 뒤 추진체계를 재점화해서 초저고도로 지그재그 비행을 하면서 표적을 타격한다.
현재로서는 수상함을 타격하는 공대함미사일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지상 공격도 가능할 전망이다.
HCM와 더불어 HGV 개발이 공식화됨에 따라 2030년대 한국군은 육지와 공중에서 극초음속으로 날아가 표적을 파괴하는 전략 무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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