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싱 허'라 불러주세요" 첫 주장 완장 허웅의 이유있는 변신…"용병 활용 위해 헌신" 주장 되더니 달라진 자세 눈길

최만식 2026. 10.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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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빨리 되살렸다.

주장 허웅의 부활이다.

프로 12년차인 허웅은 "이 생활 1, 2년 한 것도 아니고 10년이 넘었는데, '나는 스페이싱할 선수가 아니다'라고 감독에게 항변하거나 징징거릴 때가 아니다"면서 "'내것'보다 감독님과 팀이 원하는 농구로 변신하겠다는 결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허웅이 이런 변신을 선택한 이유는 "주장의 무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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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빨리 되살렸다.

공식 개막전(3일)에서 창원 LG에 대패(68대103)하며 체면을 구기는가 싶더니 2연승으로 회복했다.

살짝 웃음을 되찾은 이상민 감독을 2연승 못지 않게 기쁘게 만든 게 또 있었다. 주장 허웅의 부활이다.

허웅은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 5.5득점, 3점슛 0개에 그쳤다. 베스트5 가운데 허웅만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이 감독이 그간 "허웅이 빨리 살아나면 좋겠다"고 고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감독의 심정을 헤아린 듯, 허웅은 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103대98 승)에서 시즌 첫 3점슛(2개)을 포함, 13득점-5어시스트-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4쿼터 후반 급박하게 추격당할 때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허웅이 이처럼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린 데에는 '캡틴'의 책임감으로 희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올시즌 '달라짐'을 예고한 허웅이다.

허웅은 인터뷰에서 "하다 보니 라건아의 슛을 블록슛으로 막았다"라며 자신의 달라진 일면의 사례로 들었다. 높이 2m의 센터 라건아의 골밑슛이 1m85의 가드에게 막힌 게 드물기도 하거니와 공격력 대비 수비가 약점으로 꼽혀 온 허웅이 블록슛을 했다는 게 더 희귀하다. 그만큼 수비에서도 악착같이 변신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허웅이 2경기 침묵하는 동안 신입 외국 선수 루이스 킹과 역할이 겹쳐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주변 우려가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가드 출신인 킹은 코트 지휘는 물론 스피드, 드라이브인, 외곽슛까지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까지 허웅이 맡았던 '서브 볼핸들러' 역할도 킹에게로 넘어갔다. 같은 공격형의 허웅과 상생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허웅은 "킹은 외국 선수 2명 출전 제도에 따라 말 그대로 '용병', 공격력 극대화하기 위해 데려온 선수다. 내가 내려놓고 희생을 해야 킹을 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시즌에는 스페이싱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싱(Spacing)'은 공간을 넓게 쓰는 전술을 의미한다. 득점원의 공격 기회 창출을 위해 누군가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기 위해 더 뛰고, 욕심을 내려놓아야 성공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프로 12년차인 허웅은 "이 생활 1, 2년 한 것도 아니고 10년이 넘었는데, '나는 스페이싱할 선수가 아니다'라고 감독에게 항변하거나 징징거릴 때가 아니다"면서 "'내것'보다 감독님과 팀이 원하는 농구로 변신하겠다는 결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허웅이 이런 변신을 선택한 이유는 "주장의 무게"라고 했다. "주장 완장을 처음 찼다. 쉬운 일이 아니더라. 선수들의 기분, 분위기를 일일이 챙겨야 한다. 팀 전체를 위해 주장이 희생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허웅은 유니폼 옷감 재질이 바뀐 것에도 꼼꼼하게 챙길 정도로 섬세하다. 섬세함이 과하면 '까탈'이 되겠지만 '희생'으로 결합해 선수단을 이끈다면 챔피언팀 KCC엔 희소식이다.

허웅은 "모든 선수가 경기 끝나고 웃기를 바란다. 누가 잘 하든, 못 하든 격려를 하면 더 단단해 질 것"이라며 '캡틴'으로서 그리고 싶은 미래도 제시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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