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흔들린 코스피..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급락

손유지 2026. 10. 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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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원 돌파에도 주가는 2.42% 하락
외국인·기관 대규모 매도에 코스피 하루 만에 6600선 추락
실적 기대 선반영에 차익 매물 출회하며 투자심리 급격히 위축
개인 매수에도 수급 불균형 심화…대형주 의존 구조 우려도
[지데일리]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사상 처음 돌파했지만, 국내 증시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2.62%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42%, 2.44% 하락하며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픽사베이

‘역대급 실적’이라는 호재가 시장을 끌어올리기는커녕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묻히면서 코스피는 하루 만에 2.62% 급락, 6600선 초반까지 밀렸다. 기업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국내 증시의 취약한 수급 구조가 다시 부각됐다는 평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7% 오른 6808선에서 출발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면서 결국 177.97포인트, 2.62% 하락한 6625.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는 3조원대 순매수로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원대 순매도에 나서면서 매도 압력을 키웠다.

시장 시선을 모았던 삼성전자의 성적표는 압도적이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82.5% 증가했으며 국내 기업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기록한 첫 사례다.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2.42%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2.4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미 반도체 호황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차익 실현성 매물이 출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재가 공개된 순간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이 약해지는 이른바 ‘재료 소멸’ 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 수급 악화와 기관 매도가 겹쳤고, 옵션 만기와 상장지수펀드 리밸런싱 등 단기 수급 변수도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유가 상승 부담까지 커진 점도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가 특정 대형주와 외국인 수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도 해당 종목의 주가가 밀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에서는 기업 경쟁력과 시장 체감 사이의 간극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개인 매수세만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를 받아내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코스닥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898선에서 출발한 코스닥은 장중 낙폭을 키운 뒤 6.16포인트, 0.69% 내린 892.27에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을 막았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9원 내린 1338.5원을 기록했다. 환율 안정에도 증시가 급락했다는 점은 이날 시장의 핵심 부담이 외환시장보다 주식시장 내부의 수급과 투자심리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이번 급락은 기업 실적만으로 증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다.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실적 규모뿐 아니라 외국인 자금 흐름, 향후 이익 전망, 글로벌 금리와 유가 움직임까지 함께 살펴야 증시의 다음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