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부담·재건축 일정에 쫓겨 … 마음 급해진 집주인 '시한부 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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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서울 강남권에 급매물이 쌓이면서 같은 단지·면적 아파트라도 호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세금 부담과 재건축 사업 일정에 쫓기는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르는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소유주들은 호가를 유지하면서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매물 간 호가 격차는 두 달 새 20% 넘게 확대됐고, 서울 아파트 매물도 1만3000건 이상 늘었다.
8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이 아파트 매물 호가를 분석한 결과 강남3구에서 같은 단지·면적의 최고와 최저 호가 간 차이가 10억원 이상인 곳은 지난 8월 3일 165개에서 이달 6일 193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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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분담금 여력 없는 소유자
재건축 사업인가前 처분 서둘러
서울 매물 두 달사이 22% 급증
늘어난 매물 42%가 '강남3구'
10년초과 보유 매도인 8.7% 쑥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서울 강남권에 급매물이 쌓이면서 같은 단지·면적 아파트라도 호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세금 부담과 재건축 사업 일정에 쫓기는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르는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소유주들은 호가를 유지하면서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매물 간 호가 격차는 두 달 새 20% 넘게 확대됐고, 서울 아파트 매물도 1만3000건 이상 늘었다.
8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이 아파트 매물 호가를 분석한 결과 강남3구에서 같은 단지·면적의 최고와 최저 호가 간 차이가 10억원 이상인 곳은 지난 8월 3일 165개에서 이달 6일 193개로 늘었다. 동일 단지·면적의 최고·최저 호가 격차를 평균 호가와 비교해 산출한 지표도 이 기간 20.8% 확대됐다. 서울 전체는 10.7% 증가했지만 오히려 전국은 0.1%, 경기도는 1% 줄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송파구의 호가 격차가 35.4% 확대돼 가장 두드러졌다. 용산구(26.8%)와 강남구(25.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도봉구(-7%)와 강북구(-1.4%), 노원구(-1.2%)는 차이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매물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8월 3일 6만409건에서 이날 7만4011건으로 22.5%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7만4000건을 넘어섰다. 늘어난 매물 1만3602건 가운데 42%인 5714건이 강남3구에 집중됐다.
매도자 사정에 따라 호가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은 재건축 단지에서 두드러진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면적 107.31㎡는 같은 동에서도 호가 차이가 17억원을 웃돈다. 이 단지 103동의 중층 매물은 45억7000만원인 반면 저층은 58억~60억원에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일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매물 가운데는 지난달 16일 38억원에서 이달 1일 36억원으로 보름 만에 호가를 2억원 낮춘 사례도 있다. 같은 면적 호가는 33억6000만~40억원으로 벌어져 있다. 내년 초 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미도아파트 전용 115㎡도 저층 급매는 40억원, 중층 매물은 47억5000만원이다. 한 잠원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같은 평형이라도 10억원대에 산 사람과 50억원 안팎에 산 사람은 원하는 매도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보유 현금과 재건축 추가 분담금을 감당할 여력에 따라 버틸 수 있는 기간도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사업 일정은 일부 집주인에게 사실상 매도 시한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3년 넘게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지연되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소유자의 경우 예외적으로 지위를 넘길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앞두고 처분을 서두르는 물건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강남3구에서 조합설립인가 후 3년이 지났지만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인 재건축 사업장은 압구정2~5구역과 서초진흥, 잠실우성1~3차 등 16곳이다.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통합재건축 등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장도 12곳이다.
장기 보유자의 매도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강남3구 집합건물 매도인은 1만36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줄었다. 반면 10년 초과 보유 매도인은 5767명에서 6267명으로 8.7% 증가했다. 전체 매도인 가운데 10년 초과 장기 보유자 비중도 39.7%에서 46%로 높아졌다.
이런 매물 증가 속에 강남권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10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0.34%)와 서초구(-0.27%)는 9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0.19%)는 5주째 내렸다. 용산구(-0.01%) 역시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12% 올라 87주 연속 상승했다. 전주(0.09%)보다 오름폭도 확대됐다. 서대문구(0.36%)와 강북구(0.35%), 금천구(0.34%), 도봉구(0.32%)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남권 집값 조정이 장기화할지는 급매 소화 속도가 변수라는 분석이다. 세금과 재건축 일정 때문에 나온 급매가 소진되면 매도 압박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 과세기준일을 피하려는 매물은 내년 1~3월에 집중되고, 4월을 넘기면 잔금과 명의이전까지 시간이 빠듯해져 매도자들이 다시 보유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강남 집값이 다시 상승 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재영 기자 / 임영신 기자 /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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