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패권' 쥔 삼성, 장기계약 순풍 … 6세대 HBM 1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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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분기 100조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HBM4는 D램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연간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의 경쟁 측면에서는 차세대 HBM인 HBM4가 AI 가속기의 주력 메모리로 자리 잡으면서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HBM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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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악재에도 100조 넘긴 삼성
원화강세 걷어내면 113조 추정
HBM4 값 내년 3배 급등 전망
빅테크 앞다퉈 장기계약 '러시'
D램값 상승에 스마트폰은 부진

삼성전자가 분기 100조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 영향으로 풀이된다. D램 가격 전망이 계속 우상향하고 있고 6세대 HBM4 판매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대급 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잠정) 107조4000억원은 원화 강세라는 악재를 뚫고도 100조원 이상을 수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없었다면 영업이익이 110조원을 넘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앞서 원화 강세로 인한 영업이익 영향을 5조원 규모로 추산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사업 부문별 추정 영업이익으로 반도체 분야 110조원(메모리 111조9000억원, 시스템LSI·파운드리 -1조9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1조8000억원, TV(VD)·가전 -4000억원, 하만 4000억원을 제시했다.

관심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함께 본격적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공급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앞으로 양적·질적 측면에서 이 같은 '메모리 투자 붐'이 얼마나 이어질지다. 씨티그룹은 "HBM4 12단 가격이 2026년 예상치 기준 Gb당 2달러에서 2027년 Gb당 4~5달러로 전년 대비 100~150% 급등하고, HBM4 8단은 12단 대비 20~30% 프리미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는 상당한 평균판매가격(ASP) 및 마진 상승 여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HBM4는 D램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연간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장기공급계약(LTA)을 얼마나 확대해 메모리 호황을 중장기 실적으로 이어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5대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메모리 LTA 계약을 완료했고, AI 수요와 관련한 추가 대형 고객사 5곳과도 협상이 완료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협상 중인 계약이 마무리되면 중장기 계획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계약 물량으로 확보할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기본 계약은 5년이고 매년 협상으로 계약을 1년씩 연장하는 이른바 '롤링' 방식이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메모리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계약을 잇달아 요청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에서 LTA 기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TA가 확대되면 삼성전자는 향후 판매 물량을 미리 확보해 생산 투자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와의 경쟁 측면에서는 차세대 HBM인 HBM4가 AI 가속기의 주력 메모리로 자리 잡으면서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HBM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HBM 시장의 비트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SK하이닉스 48%, 삼성전자 31%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41%로 높아져 SK하이닉스(37%)를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올해보다 점유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며 시장 선두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 배경에는 HBM 시장의 세대교체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까지 HBM3E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내년부터는 성능과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HBM4가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HBM4는 HBM3E보다 데이터 입출력 통로가 두 배로 늘어나 AI 가속기가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HBM4로의 전환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장 판도를 바꿀 기회로 평가된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 공급을 선점하며 우위를 확보했지만, HBM4에서는 삼성전자의 공급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다수의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HBM4 공급 물량이 늘어날수록 삼성전자의 전체 HBM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4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만큼 점유율 확대와 함께 HBM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D램 가격 상승이 부메랑이 된 MX부문은 적자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3분기는 갤럭시 Z 플립·폴드 등 고가 폴더블폰 신제품이 출시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성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모바일 D램을 비롯한 핵심 메모리 반도체와 주요 부품 가격이 크게 뛰며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경쟁사인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 신제품 출고가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원가 상승 압박을 고스란히 떠안은 점이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익성 부진에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대'를 택하며 치킨게임 양상을 주도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주요 제조사들이 원가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출하량을 조절하는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북미와 중남미,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공급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물량 공세에 힘입어 시장 지배력은 강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2%로, 전년 19.2%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이승윤 기자 / 박소라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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