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논란에 고개 숙인 이억원…"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송구"[2026 국감]
출시 속도·투자자 보호 대책 미흡 지적 잇따라
"도입 필요성 있었지만 정교하게 살폈어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해외 투자자금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도입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세심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
이 위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사과 요구에 "상품 도입 필요성을 고려해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당시 금융당국이 투자 위험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투자 열기가 과열됐지만 운용사들의 공격적인 상품 홍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상품 출시를 서두르기보다 투자자 교육과 하락장에서의 위험을 충분히 살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도입 명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에 확인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거나 관련 자료를 금융위에 제출한 적이 없다는 서면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품 도입이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위원장은 당시 해외 투자자금 유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해외 자금 유출 규모가 2024년 100억달러에서 2025년 300억달러로 늘었고 2025년 11월에는 한 달 동안 60억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취지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지적에는 공감했다. 이 위원장은 "상품 도입 필요성 외에도 시장에 미칠 영향을 더욱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며 "앞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이러한 지적을 유념하겠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상품 도입 필요성이 있었다는 반론도 나왔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홍콩에서 유사한 상품이 이미 거래되고 있었고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시장 이동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의 대응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상품 도입 여부보다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충분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거가 불확실한 피해를 부풀려 국민 불안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국가 대외신뢰도와 금융시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필요성은 있었다"며 "보다 정교하게 살폈어야 한다는 지적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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