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중국 베이징서 담판… 무역적자·중국車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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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중국이 8~9일 베이징에서 무역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U가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 일부 품목의 수출 제한과 유럽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중국은 EU의 보호무역 조치에 맞서 맞대응 수단을 꺼내 들며 맞서고 있다.
따라서 EU가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문제 삼아 수출 제한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보호무역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EU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에 대해서도 중국은 유럽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와 시장 접근 제한이 무역 불균형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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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V 수출 자제 요구에 수입 제한도 고려
中, 반차별·공급망 안보 조사 맞대응 경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이 8~9일 베이징에서 무역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U가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 일부 품목의 수출 제한과 유럽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중국은 EU의 보호무역 조치에 맞서 맞대응 수단을 꺼내 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중국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유럽 수출 제한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이번 회담이 무역 갈등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부터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만나 무역 불균형과 핵심광물 수출 규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EU는 오는 15~16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회담에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 무역적자에 칼 빼든 EU… 중국산 PHEV 정조준
이번 담판의 핵심은 무역 불균형 해소다. EU는 그동안 미국에 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시장 접근을 폭넓게 허용해왔다. 그 결과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025년 3606억유로(약 540조원)에 달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EU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보조금·반덤핑 조사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5일 EU 집행위원회에 중국산 수입품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그간 무역 개입에 소극적이었으나 중국과의 경쟁으로 폴크스바겐 등 독일 대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새 규정이 마련된다면 이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는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EU의 전기차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경우 수입이 86% 증가했고 가격은 20% 하락했다. EU가 수입한 차량 절반 이상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EU의 자동차 수입에서 중국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특히 PHEV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관세 영향으로 분석된다. EU는 지난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PHEV의 경우 관세가 10%에 그쳐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EU는 중국에 자율적인 PHEV 수출 제한을 요구했다. 중국산 PHEV의 수입을 제한하는 별도의 조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조치가 성공할 경우 EU는 무역 불균형이 심하다고 판단되는 다른 산업에도 같은 방식을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 EU 보호무역 맞불… 희토류도 협상 테이블
중국 측은 중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정부 보조금에만 따른 것이 아니라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 시장 경쟁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EU가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문제 삼아 수출 제한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보호무역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EU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에 대해서도 중국은 유럽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와 시장 접근 제한이 무역 불균형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제품의 유럽 시장 진입을 제한하면서 중국에만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무역 균형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전날 밤 사설에서 “보호주의의 청구서는 결국 당사자(EU)가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에 따른 중국의 대응으로 프랑스 코냑 판매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미국의 사례를 들며 “(대중 관세 부과로) 보호받은 자국 산업의 생산 증가폭은 극히 미미했다”며 결국 피해는 독일 제조기업, 프랑스 와이너리와 유럽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맞대응을 경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6일 EU가 중국 기업이나 제품에 차별적 제한 조치를 도입할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EU산 파라-니트로톨루엔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계열 소셜미디어(SNS) ‘위위안탄톈’은 지난 7일 글에서 EU가 중국 기업이나 제품을 차별하는 조치를 도입할 경우 중국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반차별 조사, 산업·공급망 안보 조사, 해외 보조금 영향 조사 등을 거론했다.
중국은 희토류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유럽 자동차와 첨단 제조업체들이 공급망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안정적인 공급과 수출 허가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양측이 지난 6월부터 가동한 협상 실무그룹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져 왔다.
무역 현안을 둘러싼 양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단기간에 큰 합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EU 모두 미국과의 통상 갈등을 겪고 있어 상호 간 갈등이 전면적인 무역 충돌로 번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만큼,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일부 현안에서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위위안탄톈은 전날 7일 글에서 몇 가지 타협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하이브리드차·화학제품 등 무역 흐름을 공동 모니터링 ▲가격약속 등을 통한 전기차 분쟁 해결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 확대 ▲중국 기업에 안정적이고 비차별적인 정책 환경 보장 ▲핵심 물자(희토류)의 공급 안정성 확보 등이다. 위위안탄톈은 “무역 불균형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구조적 문제인 만큼, 단기적인 제한 조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양측 모두 전략적 인내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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