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진 임신부’ 병원 25곳 안 받아줘…안성→전주 헬기 출산

천경석 기자 2026. 10. 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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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5개 병원에서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임신 35주 고위험 산모가 경기 안성에서 전북 전주까지 소방 헬기로 긴급 이송된 뒤 출산했다.

전주 예수병원은 지난 1일 오전 경기 안성에서 조기 양막 파수(양수 터짐)로 응급상황에 놓인 30대 임신부 ㄱ씨를 소방 헬기로 이송받아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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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전국 25개 병원에서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임신 35주 고위험 산모가 경기 안성에서 전북 전주까지 소방 헬기로 긴급 이송된 뒤 출산했다.

전주 예수병원은 지난 1일 오전 경기 안성에서 조기 양막 파수(양수 터짐)로 응급상황에 놓인 30대 임신부 ㄱ씨를 소방 헬기로 이송받아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산모와 신생아는 모두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쪽 설명을 들어보면, ㄱ씨는 1일 새벽 2시7분께 경기 안성시 보개면에서 “양수가 흐른다”며 119에 신고했다. 임신 37주 이전에 양막이 파수된 경우 조산과 태아 감염 등의 위험이 있어 신속한 분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소방 당국은 ㄱ씨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위해 경기 20곳과 서울 1곳, 충청권 3곳, 전라권 1곳 등 모두 25곳에 문의했지만,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새벽 3시30분께 소방청의 지원 요청을 받은 전주 예수병원이 ㄱ씨를 받기로 했다. 장거리 이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소방 헬기가 투입됐고, ㄱ씨는 새벽 4시16분께 소방 헬기에 인계돼 약 1시간 뒤인 새벽 5시16분께 전주 예수병원에 도착했다. 119 신고 이후 3시간여 만에 경기 안성에서 전주까지 긴급 이송이 이뤄진 셈이다.

전주 예수병원 응급의료센터. 예수병원 제공

예수병원 관계자는 산모가 이송되는 동안 수술실과 신생아 집중치료 시설을 준비했고, 산모가 도착한 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이 협진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예수병원은 정부가 ‘24시간 분만·고위험 신생아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정한 지역모자의료센터다.

수술을 집도한 홍상기 예수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수백㎞를 헬기로 이동해야 했던 산모와 가족들이 느꼈을 공포와 불안에 깊이 공감한다”며 “병원 도착 즉시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통합 치료 시스템을 가동했고, 두 생명 모두 무사히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병원 쪽은 이번 사건이 전국적인 필수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응급 환자에게 병원 위치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며, ‘갈 수 있는 병원’과 중증 환자를 ‘받아줄 수 있는 병원’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신충식 예수병원장은 “절박한 상황에서 예수병원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응급상황에 놓인 산모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산모·신생아 의료체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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