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으면 1억 · 방학땐 한달 재택 근무… “임신부터 육아까지, 회사가 함께 키워요”[온나라 다함께 아이키우기 프로젝트]

이예린 기자 2026. 10.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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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면 6000만 원을 받고, 아이가 만 8세가 될 때까지 해마다 500만 원씩 추가로 지원받는다.

여기에 아이가 만 8세가 될 때까지 연간 500만 원씩 최대 400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회사와 제휴한 '맘시터' 플랫폼에서 베이비시터를 찾아 육아지원금으로 비용을 결제할 수도 있다.

제도 설계 전 실시한 심층조사에서 자녀가 없는 기혼 직원의 74%가 출산을 계획하거나 고민하고 있었지만 '경제적 부담'(41%)과 '일·육아 병행에 대한 두려움'(26%)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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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나라 다함께 아이키우기 프로젝트
(2) 임직원 ‘양육 부담’ 덜어주는 기업들
크래프톤, 출산장려금 6000만원
자녀 8세때까지 年500만원 지급
시터업체와 제휴 맺고 돌봄 지원
한국머크, 아이 갖는과정도 도와
가임 지원비 최대 1억5000만원
미혼 직원 난자 동결비까지 내줘
부영그룹, 파격 출산장려금 원조
2024년부터 1명당 1억원 쾌척
그래픽=권호영 기자·gettyimagesbank

아이를 낳으면 6000만 원을 받고, 아이가 만 8세가 될 때까지 해마다 500만 원씩 추가로 지원받는다. 어린이집은 오후 9시 30분까지 문을 열고, 아이의 입학이나 방학으로 돌봄 공백이 생기면 한 달간 집에서 일할 수도 있다. 육아휴직은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출산·육아 지원제도다. 저출생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일회성 출산축하금을 넘어 돈과 시간, 돌봄까지 함께 지원하며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나눠 갖고 있다.

8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 자녀 1명당 생애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를 낳은 직원이 사내 신청서를 제출하면 신청 다음 달 출산장려금 6000만 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아이가 만 8세가 될 때까지 연간 500만 원씩 최대 400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출산 직후 필요한 목돈뿐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이어지는 양육비 부담을 회사가 함께 지겠다는 취지다.

육아지원금은 분기 단위로 받을 수 있다. 회사와 제휴한 ‘맘시터’ 플랫폼에서 베이비시터를 찾아 육아지원금으로 비용을 결제할 수도 있다. 회사가 제휴 업체의 서비스와 시터 정보를 검토해 제공함으로써 직원이 직접 돌봄 업체와 시터를 알아봐야 하는 부담까지 덜어주는 방식이다.

‘시간’을 지원하는 제도도 촘촘하게 마련했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입학이나 방학 등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최대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육아휴직은 기존 1년에서 최장 2년으로 늘렸다. 직원이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도록 휴직 전후 각 1개월을 포함해 대체인력을 최장 26개월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남성 직원에게는 배우자의 산전검진에 동행할 수 있는 반차를 최다 4차례 준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어려움을 겪는 직원과 가족은 전문 심리상담도 받을 수 있다.

회사 안에는 직장어린이집 ‘리틀포레’도 있다. 판교와 역삼 두 곳에서 만 0∼5세 자녀를 돌보며 정원은 각각 79명, 77명이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해 늦게 퇴근하는 직원의 돌봄 공백도 줄였다.

이처럼 출산 때 한 번 돈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원하도록 한 것은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제도 설계 전 실시한 심층조사에서 자녀가 없는 기혼 직원의 74%가 출산을 계획하거나 고민하고 있었지만 ‘경제적 부담’(41%)과 ‘일·육아 병행에 대한 두려움’(26%)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최재근 크래프톤 제너럴오퍼레이션실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출산은 시작일 뿐 실제 부담은 아이를 키우는 긴 기간 동안 이어진다”며 “아이가 태어날 때 한 번 축하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라는 동안 회사가 계속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크래프톤 어린이집 ‘리틀포레’ 외관. 크래프톤 제공

기업들의 ‘육아 부담 나누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2024년부터 직원이 자녀를 출산하면 자녀 1명당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현금 지원에 나섰다. 직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 세금 부담이 뒤따른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가 기업 출산지원금 전액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비과세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중근(앞줄 가운데) 부영그룹 회장과 출산장려금 수혜 직원 가족들이 지난 2월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부영그룹 시무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영그룹 제공

글로벌 제약사 한국머크는 ‘아이를 낳은 뒤’보다 한발 앞선 ‘아이를 갖는 과정’부터 지원한다. 2024년부터 직원과 배우자를 대상으로 최대 10만 유로(약 1억5000만 원)의 가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별이나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난소 예비력 검사와 정액·자궁·호르몬 검사부터 시험관아기 시술(IVF), 인공수정, 남성 난임 치료, 난자·정자 등 생식세포 냉동까지 지원 대상이다. 결혼하지 않은 직원이 향후 출산에 대비해 난자를 동결하는 경우에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업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출산을 직원 개인의 선택과 부담으로만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출산부터 초등 저학년 돌봄까지, 부영은 파격적인 현금 지원을 통해, 한국머크는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부담을 나누고 있다. 최 실장은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지속할 수 있다”며 “다른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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