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역사·공연·체험’ 한데 묶은 나주영산강축제, 첫날부터 9만명
‘왕후, 장화’로 나주 역사 스토리텔링…농업페스타까지 지역색 살린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2026 나주영산강축제’가 개막 첫날 9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흥행몰이에 들어갔다.
이번 축제의 초반 흥행은 단순히 유명 가수와 대형 공연에 기대기보다 영산강정원이라는 공간에 꽃과 역사, 공연, 체험 콘텐츠를 촘촘하게 배치한 기획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나주시는 7일 영산강정원 일원에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에는 개막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진 대규모 꽃단지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약 12만 평에 조성된 꽃단지는 축제장을 찾는 이유 자체가 될 만큼 강한 시각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영산강정원과 영산강 둔치, 들섬과 동섬 일원에는 코스모스를 비롯해 해바라기, 백일홍, 댑싸리, 메밀 등이 어우러져 가을 정원을 연출했다.
특히 꽃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찍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하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의 체류를 유도했다.
하늘잔디광장에는 영산강 수달을 형상화한 ‘영달이’ 등 다양한 토피어리를 설치해 어린이들의 볼거리를 더했고, 넓은 잔디 공간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활용됐다.
지역 농업을 축제 콘텐츠로 끌어들인 것도 눈에 띈다.
영산강축제와 함께 열린 ‘2026 나주농업페스타’에서는 나주배와 쌀, 한우, 고추 등 지역 농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한편 고구마 수확과 벼 탈곡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관람객이 지역 농업을 보고, 맛보고,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하면서 단순한 농특산물 홍보행사와는 다른 축제 콘텐츠로 연결했다.
해가 지면서 축제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주무대에서는 뮤지컬 배우 루나와 이충주가 출연한 창작 뮤지컬 ‘왕후, 장화’가 관객들을 만났다.
‘왕후, 장화’는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출신 장화왕후의 인연을 소재로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공연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공연을 바탕으로 이야기 전개와 인물의 감정선, 음악과 무대 연출 등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지역의 역사적 소재를 단순한 해설이나 전시가 아니라 대중적인 공연 콘텐츠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나주만의 축제 색깔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연 이후에는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쇼가 이어지며 밤 시간대 관람객을 붙잡았다.
드론들이 영산강과 나주의 역사, 미래를 형상화하며 밤하늘을 수놓은 데 이어 불꽃쇼가 펼쳐지면서 개막 첫날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박지현과 홍지민의 축하공연까지 더해지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공연 관람객까지 서로 다른 목적의 방문객을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처럼 서로 다른 콘텐츠를 시간대와 방문객의 특성에 맞춰 배치했다는 점이다.
낮에는 꽃과 정원, 농업 체험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머물고, 저녁에는 뮤지컬과 공연, 드론쇼, 불꽃쇼를 통해 다시 한번 방문객을 모으는 방식이다.
결국 ‘볼거리 하나’에 방문객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영산강정원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축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개막 첫날 9만 명이라는 방문객 규모도 이런 콘텐츠 구성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축제는 8일부터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아이비와 조권, 마이클리가 출연하는 ‘뮤지컬 드라마틱쇼’를 비롯해 나주시립합창단의 창작음악극 ‘아랑사 아비사’, 이전공공기관 동아리 공연, ‘따로 또 같이 오케스트라 16’ 등이 예정돼 있다.
어린이·가족 체험 프로그램과 나주농업페스타, 영산강 가족정원 페스티벌, 미식·전시 프로그램 등도 축제 기간 계속된다.
나주시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나주시청과 한전KDN 앞, 영산포둔치체육공원 등 3개 권역에서 축제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약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2026 나주방문의 해를 맞아 아름다운 영산강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가을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뜻깊다”며 “올해 축제는 나주의 역사와 문화, 가을꽃, 농업의 수확과 기쁨, 가족정원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보다 더욱 풍성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2026 나주영산강축제’는 오는 11일까지 영산강정원 일원에서 계속된다.
나주= 조재호 기자 samdad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