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대수술…주가관리 안하는 상장사 40% 퇴출 [도쿄나우]

도쿄=최만수 2026. 10. 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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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증시 대수술에 나선다. 대표 주가지수인 도쿄증권주가지수(TOPIX) 편입 종목의 40%가량을 솎아내고 성장성과 시장 평가가 높은 기업을 새로 편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TOPIX에 연동된 투자자금이 160조엔(약 15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일본 상장기업 사이에 지수 편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7일 TOPIX의 새로운 편입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이 9월 말 기준 1636개에서 986개로 약 40%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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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X지수서 650개 종목 퇴출
기업들 주가·주주환원 관리 비상
사진=EPA연합뉴스

일본이 증시 대수술에 나선다. 대표 주가지수인 도쿄증권주가지수(TOPIX) 편입 종목의 40%가량을 솎아내고 성장성과 시장 평가가 높은 기업을 새로 편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TOPIX에 연동된 투자자금이 160조엔(약 15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일본 상장기업 사이에 지수 편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7일 TOPIX의 새로운 편입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이 9월 말 기준 1636개에서 986개로 약 40%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2022년부터 추진해온 도쿄증권거래소 개혁의 두 번째 단계로, 오는 10월 말부터 개편에 착수해 2028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종목을 정리한다.

1969년 출범한 TOPIX는 닛케이225지수와 함께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다. 지금까지는 옛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하면 사실상 자동으로 편입되는 구조였다. 한때 구성 종목이 2200개에 달해 '전 종목 편입 지수'로 불렸다. 기업가치나 주식 거래가 부진하더라도 상장 지위만 유지하면 지수에 남을 수 있었다.

거래 회전율 부진하면 기준 미달 

새로운 TOPIX는 시가총액과 주식 거래 유동성을 기준으로 기업을 선별한다. 우선 주식이 얼마나 활발하게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연간 거래대금 회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이후 유통주식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누적 비중 상위 97%에 해당하는 기업만 편입 대상이 된다.

현재 기준에 미달하는 683개 종목은 2028년 7월까지 편입 비중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다만 2027년 10월 재평가에서 기준을 충족하면 편입 비중 50%를 유지할 수 있다. 2028년 10월부터는 매년 정기적으로 종목을 교체한다.

상장기업에는 사실상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TOPIX에 연동해 운용되는 투자신탁과 기관투자가 자금은 약 160조엔에 이른다. 지수에서 제외되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매도 압력이 발생하고 신규 투자자금 유입도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새로 편입되는 기업은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투자 대상에 오르면서 기업 인지도와 주식 거래량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개편에서 새롭게 편입되는 기업은 35개다. 일본 맥도날드홀딩스와 작업복 전문업체 워크맨, 지난 6월 상장한 택시 호출 앱 기업 GO 등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사실상 프라임 시장 상장기업만 TOPIX에 편입됐지만 앞으로는 스탠더드와 그로스 시장 기업도 기준만 충족하면 편입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광커넥터 연마기 업체 세이코기켄은 데이터센터용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6년 4월부터 2027년 3월까지 연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8% 증가한 92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 주가는 2022년 4월 도쿄증권거래소 시장 재편 이전보다 20배 상승했다.

세이코기켄은 "새로운 TOPIX 편입으로 국내외 투자자와의 접점이 확대될 것"이라며 영문 자료 동시 공시 등 투자자 대상 홍보(IR)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기관용 채권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아이티포는 프라임 시장 상장기업임에도 이번 편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배당성향 50% 이상을 목표로 주주환원을 강화해왔지만 지수 잔류에는 실패했다. 앞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S&P500처럼 관리, 글로벌 자금 유치 기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개편이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한층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TOPIX는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까지 폭넓게 포함해 기관투자가들이 지수를 추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부 종목은 대규모 매매에 몇 주가 걸릴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크리스토퍼 가나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종목 수가 줄면 해외 투자자들이 지수를 복제하거나 투자 기준으로 활용하기 쉬워진다"며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게 유지할 이유가 하나 더 줄어든다"고 평가했다.

미국 S&P500지수는 약 500개,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60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에서도 지수의 운용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구성 종목을 더욱 줄이거나 수익성 기준을 추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개편은 일본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가 추진해온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일본은 2015년 기업지배구조 지침을 도입하고 2022년 증시를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의 3개 시장으로 재편했다. 이후 상장기업에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시장 평가를 의식한 경영과 주주환원 강화를 요구해왔다.

지금까지의 개혁이 기업에 자발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대표 주가지수의 편입 자격을 통해 변화를 압박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AI 관련 대형주에 집중됐던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중소형 성장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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