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일상에 웃음을 되찾아 준 '소백산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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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할머니께서 빵꾸 밥을 주셨는데, 양 조절을 잘 못하시는 건지 빵꾸의 배가 너무 빵빵해져서 할아버지로 담당이 바뀌었거든요.
"할머니 고양이 데려왔어요!" 하며 들어갔는데, 할머니께서 "아이고 미쳐!!"하며 한마디하시려다가 귀여운 빵꾸를 보시고는 완전 태세를 전환하시며 "얘는 뭐여?" 하셨어요.
할머니는 크게 야단치셔도 결국은 하루 종일 빵꾸를 찾는 분이시고, 할아버지는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속으로는 누구보다 빵꾸를 살뜰히 챙기는 그런 가족이었다고 빵꾸가 기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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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소백산 정기 받은
우렁찬 목소리의 주인공
빵꾸

Q. 보호자님 자기소개와 반려동물(빵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할매랑 빵꾸랑'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빵꾸의 언니 집사입니다.
빵꾸는 충북 단양 소백산에서 발견한 고양이(여아)고, 태어난 지는 4~5개월 정도 된 캣초딩입니다. 저를 대신하여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두 분의 든든한 냥이 손주로 살고 있습니다.

Q. 집사의 내새꾸 자랑을 빼놓을 수 없죠. 집사의 주접을 마음껏 보여주세요~
빵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남달랐어요.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런 우렁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씩씩하게 울어댔고,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깜찍함에, 똑똑하기까지 해요. '할매랑 빵꾸랑' 계정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을 넘긴 것도, 다 빵꾸의 막강한 매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part2
금쪽이 손주 "빵꾸야~!"

Q. 빵꾸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셨나요!?
충북 단양에 있는 소백산으로 등산을 갔을 때였어요. 내려오는 길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마을 아주머니 한 분을 우렁차게 부르며 쫓아다니고 있었어요. 너무 안쓰럽고 또 귀엽기도 해서 그대로 데려오게 되었네요.


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에 많이 고민했는데, 순식간에 제 어깨에 올라타서는 꼬옥 달라붙어 있어 그대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어요. 박스에 넣어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싫다며 옷자락을 잡고 놓지 않더라고요. 내려놓으려고 하면 야옹야옹하고 어찌나 서럽게 울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품에 꼬옥 안고 2시간 넘는 거리를 달려 함께 집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
마을 주민분들이 얘기해 주셨는데 빵꾸 엄마는 본 적이 없고 항상 빵꾸 혼자 이 집 저 집으로 먹을 걸 찾아다녔대요!

Q. 빵꾸는 할머니를 무척 좋아하는 거 같은데요, 빵꾸와 할머니와의 케미는 어떤가요?
금쪽이 손주를 매일같이 꾸짖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의 말 정도는 가볍게 넘겨버리는 손주 빵꾸의 케미는 보고만 있어도 너무 힐링이 됩니다. 빵꾸가 아직 어리다보니 말썽을 정말 많이 피워요. 특히 무는 걸 많이 하는데, 공격하려는 것은 아니고, 놀자고 앙앙앙 하는 거예요. 그러면 할머니는 빵꾸를 야단치시고, 이녀석은 호다다닥 할아버지께 달려갑니다!

빵꾸는 밥을 주는 할아버지를 많이 의지하는 편이에요. (원래는 할머니께서 빵꾸 밥을 주셨는데, 양 조절을 잘 못하시는 건지 빵꾸의 배가 너무 빵빵해져서 할아버지로 담당이 바뀌었거든요.) 잠도 할아버지 옆에서 잡니다. 그러다 새벽에 심심해지면 할머니께 달려가서 놀아 달라고 또 앙앙앙 물긴 하지만요. 할머니도 꾸짖으시면서도 “빵꾸야~~” 하며 하루 종일 빵꾸를 찾으세요.


가끔 빵꾸가 큰 잘못을 하기도 해요. 할머니의 무선 이어폰을 공처럼 갖고 놀다가 냉장고 밑으로 넣고, 요리에 쓰려고 손질해 두신 멸치를 찾아내서 왕창 먹기도 하거든요. 할머니는 그런 사건사고가 있긴 해도 한 번 호통치시고는 이내 껄껄껄 웃으며 빵꾸를 귀엽게 봐주십니다!

Q. 할머님이 원래도 고양이를 좋아하셨나요!? 할머님과 빵꾸의 첫 대면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고양이를 좋아하신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으셨던 것 같아요. 손녀인 제가 어려서부터 고양이를 정말 좋아했어요.
할머니 댁 마당에 찾아오는 고양이들을 챙겨주다 보니 할머니께서도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접하셨던 것 같아요.

사실 할머니가 이렇게까지 빵꾸에게 마음을 여신 데에는 조금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거동이 조금 어렵게 되셔서 1년 7개월 정도를 병원에 있다가 오셨는데, 비슷한 시기였던 작년 이맘때 할머니께서 가장 아끼시던 큰딸이신 저희 엄마께서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오랜 병간호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사랑하는 딸도 없고 곁에는 아픈 할아버지만 계시니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죠.
두 분의 외로운 삶에 조금이라도 웃음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하던 중에 빵꾸가 선물처럼 찾아왔어요. 사실 너무 싫어하시거나 힘들어 보이면 제가 데려가서 키울 생각이었는데요, 빵꾸의 압도적인 사랑스러움에 반하셨는지 처음부터 사랑을 아낌없이 주시더라고요. 특히 할아버지께서 빵꾸가 온 뒤로 자주 웃으세요! 상실감에 하루 종일 멍하니 티비만 보고 계셨는데, 빵꾸를 챙기고 놀아 주시면서 정말 많이 밝아지셨어요.



빵꾸를 데려간 첫날, 두 분께 보여드렸던 순간이 기억나요. “할머니 고양이 데려왔어요!” 하며 들어갔는데, 할머니께서 “아이고 미쳐!!”하며 한마디하시려다가 귀여운 빵꾸를 보시고는 완전 태세를 전환하시며 “얘는 뭐여?” 하셨어요. 데려왔다고 뭐라고 하기에는 너무 귀여웠나 봐요. 그 이후로 쭉 금쪽이 냥이 손주를 (때로는 손녀인 저보다 더) 예뻐하며 키우고 계십니다. :)




Q. 빵꾸는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라 호기심이 엄청 많아 보여요. 우리 빵꾸랑 지내면서 많이 웃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에는 웃픈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
빵꾸가 물그릇에 있는 물은 안 마시고 꼭 화장실에 큰 빨간색 대야에 받아진 물을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어느 날 풍덩 소리가 나며 바닥이 물로 난리가 났더라고요. 알고 보니 빵꾸가 물 마시다가 대야에 빠져서 온몸이 홀딱 젖어 있었어요. 놀라서 젖은 채로 이리저리 날뛰다가 결국 할아버지 옆으로 가 꼬옥 붙어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네요.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 다 풀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Q. 털뭉치와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는 걸 느낄 때죠! 빵꾸와 그런 순간이 있으셨나요?
빵꾸가 집에 오고 얼마 안 되어서 크게 아팠던 적이 있었어요. 급하게 사료를 먹다가 토를 했는데, 사료를 다 토하고도 수건 하나가 다 젖을 정도로 물토를 하더라고요. 그 작은 체구에서 엄청난 체액을 내보냈더니 탈수로 인한 쇼크가 왔던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울먹거리며 제게 전화하셨고, 급히 달려가 확인해 보니 빵꾸는 눈에 초점도 없이 심하게 몸을 떨고 있었어요. 늦은 밤이라 24시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처치했고 다행히도 컨디션을 조금씩 회복했는데, 아직 아기 고양이라 더 늦었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혹시라도 빵꾸를 잃게 될까 봐 어찌나 긴장했는지 병원까지 어떻게 갔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요. 빵꾸가 제 품에 안겨서 힘없이 저를 올려다보고, 점점 의식을 회복하면서는 저를 알아보고 제 품에 파고드는 모습을 보며 ’아, 빵꾸가 정말 우리 식구구나’ 싶었어요.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어린 빵꾸가 제 품에 안겨 있고 또 서로를 바라보며 교감했던 그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반대로 빵꾸를 입양한 후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걸까요?
무는 버릇이 고쳐지지 않아 정말 미치겠어요… 많은 분께서 조언의 댓글을 남겨 주셨는데, 그 어떠한 방법도 통하지 않더라고요. 빵꾸는 말랑말랑한 사람의 피부가 느낌이 좋은가 봐요… 전문가가 계시다면 교육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part3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빵꾸,
아프지 말고 무럭무럭 자라렴!

Q. 먼 훗날, 빵꾸가 "우리 가족은 이런 사람들이었어!" 라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한다면, 어떤 집사로 설명되고 싶으신가요?
빵꾸를 절대 혼자 두지 않았던, 항상 곁에서 함께하던 가족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혼자 울고 있던 빵꾸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품에 안고 왔던 순간부터, 빵꾸가 아파서 정신을 못 차릴 때 끝까지 옆을 지켰던 순간도 기억해 주면 좋겠네요. 할머니는 크게 야단치셔도 결국은 하루 종일 빵꾸를 찾는 분이시고, 할아버지는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속으로는 누구보다 빵꾸를 살뜰히 챙기는 그런 가족이었다고 빵꾸가 기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빵꾸에게 전달하고 싶은 편지를 적어주세요!
우리 가족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빵꾸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본 곳에서 마침 그 시간 그때, 우연히 만난 우리가 이렇게 가족이 되었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나 봐.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우리 가족이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내 앞에 나타나 줘서 정말 고마워. 종종 말썽부려서 혼낼 때도 있지만 그건 정말 혼날만했ㅇ…가 아니라 앞으로는 덜 혼낼게. 대신 네가 숨긴 할머니 이어폰 한쪽은 꼭 찾아와야 해! 그리고 그만 좀 물어…. 이름을 빵꾸로 지어서 그런가 정말 온몸에 빵꾸를 낼 것 같아. ㅠㅠ
빵꾸야 할머니 할아버지랑 그리고 나랑도 오래오래 함께 하자❤️


최윤영 동그람이 에디터 yuneee0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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