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24] 핵심기술, 이제 피지컬 AI가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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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의 한 수제화 공방의 40년 경력의 장인은 가죽을 손끝으로 만져보는 것만으로 늘어짐과 두께를 가늠한다.
디지털 튜터가 공방을 찾아가 음성·영상 중심의 쉬운 인터페이스로 돕고, 작업 데이터는 장인의 자산이므로 소유권과 활용 동의, 수익 배분을 명문화해 노하우 유출의 불안을 덜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과 청년 인력이 장인에게 배우는 사사(師事) 과정을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주어, 기록된 기술이 사람에게 이어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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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의 한 수제화 공방의 40년 경력의 장인은 가죽을 손끝으로 만져보는 것만으로 늘어짐과 두께를 가늠한다. 이 감각은 어떤 매뉴얼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장인이 은퇴해 공방 문을 닫는 순간, 수십 년의 기술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인구 1000만 명 남짓한 스웨덴은 이케아·볼보 같은 제조업을 버리지 않고, 그 위에 테크와 AI를 얹어 인구당 유니콘 기업 최다 배출국이 됐다. 산업의 교체가 아니라 성공의 재활용이다. 우리 제조업의 뿌리인 숙련소공인 현장에서도 같은 길을 찾을 수 있다.
소공인의 핵심 자산은 도제식으로만 전해진 암묵지지만, 전수의 고리는 끊어지고 있다. 전국 54만 6000개 소공인의 50·60대 이상 비중은 81.1%로 가장 높으며, 20·30대는 3.8%에 그쳤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중 60세 이상도 24.4%(23만 7000개)로 3년 연속 늘었다. 숙련공의 은퇴가 곧 기술의 소멸이자 폐업이다.
이 기술을 붙잡을 도구가 피지컬 AI다. 센서와 비전 장비는 힘, 속도, 각도, 미세한 보정 동작을 수집하고, 음성은 판단의 이유를 남겨 암묵지를 데이터로 구조화한다. 대기업은 이미 길을 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공장 투입을 시작으로 전기전자·반도체, 식음료, 건설, 에너지 업종까지 저변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공장에서 출발한 피지컬 AI가 다른 산업으로 퍼지고 있다면 소공인 현장도 예외일 수 없다. 다만 장인의 숙련을 통째로 재현하는 단계는 아니므로, 로봇셀처럼 용접·연마·절삭처럼 측정 가능한 공정부터 기록하고 보조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다.
경영 영역에서도 AI 직원이 등장했다. 한컴이 12월 미국 베타 공개를 앞둔 '노마디안'은 데이터 분석가, 마케터 등 직무별 AI 에이전트로 팀을 꾸려 일을 맡기는 1인 창업가용 플랫폼이다. 현장은 피지컬 AI가, 마케팅·문서·데이터 업무는 AI 직원이 맡는다면 홀로 공방을 꾸려가는 장인의 부담도 크게 줄 수 있다.
문제는 영세 공방이 혼자 해낼 수 없다는 점이다. 먼저 소공인 인프라 시설을 보유한 거점에 센서와 로봇, 디지털 트윈 설비를 갖추고 쓴 만큼만 비용을 내게 해야 한다. 디지털 튜터가 공방을 찾아가 음성·영상 중심의 쉬운 인터페이스로 돕고, 작업 데이터는 장인의 자산이므로 소유권과 활용 동의, 수익 배분을 명문화해 노하우 유출의 불안을 덜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과 청년 인력이 장인에게 배우는 사사(師事) 과정을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주어, 기록된 기술이 사람에게 이어지게 해야 한다.
첫걸음은 시범사업이다. 뿌리·금속가공 등 숙련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 거점 센터 몇 곳을 골라 숙련기술 데이터화를 추진하고, 효과를 검증해 데이터 소유권과 수익 배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성과는 전수 인력과 불량률 개선, 폐업 방지로 측정한다.
숙련기술은 한 번 끊어지면 복원할 수 없다. 피지컬 AI는 장인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장인의 기술을 다음 세대로 잇는 도구다.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김종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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