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배추·무 ‘생육 비상’…이상기후에 ‘고전’

이연경 기자 2026.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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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의 고랭지 배추·무 산지가 여름철 고온 피해에 이어 가을철 생육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름에는 더위로 상품성을 잃은 물량이 많았고, 최근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배춧속이 차지 않고 무도 충분히 자라지 못한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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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후 저온 이어져 생육 부진
배추 결구 늦고 무 크기 못미쳐
“기후변화 대응 종자 개발 필요”
출하를 앞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배추밭 모습. 배추의 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봄동배추처럼 넓게 벌어져 있다.

강원 평창의 고랭지 배추·무 산지가 여름철 고온 피해에 이어 가을철 생육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름에는 더위로 상품성을 잃은 물량이 많았고, 최근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배춧속이 차지 않고 무도 충분히 자라지 못한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최근 찾은 평창군 대관령면의 배추밭. 넓게 벌어진 겉잎 안쪽으로 속이 제대로 차지 않은 배추가 눈에 띄었다. 속잎이 겹겹이 자라 포기를 형성하는 ‘결구’가 더딘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김성수 대관령농협 과장은 “이 밭은 이달 중순 출하를 염두에 두고 배추를 심었지만 현재 생육 상태로는 제때 상품으로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무밭에서 뽑은 무가 폭염에 이은 저온으로 소주병 정도로밖에 크지 않았다.

무밭에서도 충분히 자라지 못한 무가 눈에 띄었다. 김 과장은 “무가 대략 2ℓ 생수병만큼은 커야 상품으로 내는데, 올해는 이에 못 미치는 ‘소주병’만 한 무가 많다”며 “낮과 새벽 기온이 떨어지면서 생육이 더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관령에선 9월 상중순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이 나타났다. 기상청 대관령관측소 자료에 따르면 최저기온은 11일 5.5℃, 12일 4.9℃까지 내려갔다. 9월 평균기온은 15.4℃로 평년(14.6℃)보다는 높았지만 지난해 같은 달(17.2℃)보다는 1.8℃ 낮았다.

8월에는 평년을 웃도는 더위가 이어졌다. 대관령의 8월 평균기온은 21.9℃로 평년(19.7℃)보다 2.2℃ 높았고, 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2.4℃까지 치솟았다.

현장 농민들에 따르면 고온기에는 물을 줘도 배추가 한낮의 더위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제대로 자라지 않아 출하규격을 맞추기 어려웠고 상품으로 낼 수 있는 물량도 줄었다.

농협 관계자는 “배추 한망을 출하하려면 밭에서 두망 분량을 버려야 할 정도로 상품성 없는 배추가 많았다”고 말했다.

무도 고온기에 윗부분이 물러지거나 뿌리·표면이 검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현장에서 ‘열먹’이라고 부르는 증상으로, 발생하면 맛이 떨어져 상품으로 내기 어렵다는 게 농가의 설명이다.

농가들이 답답해하는 것은 달라진 기후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김시갑 강원도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협의회장은 “현장에선 기존에 우려하던 뿌리혹병이나 위황병 같은 병해보다 이젠 바뀐 기후에 따른 피해를 더 두려워한다”면서 “농가가 재배과정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달라진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종자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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