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는 건 물고기 아닌 한숨…중남미 어촌 강타한 엘니뇨

송광호 2026. 10. 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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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에콰도르 어민 후안 올라게는 간밤에 건져 올린 건 작은 참치 6마리뿐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건 올라게 씨뿐 아니다.

태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참치 생산국인 에콰도르의 생선가격은 어획량 부족으로 만새기와 황새치 가격이 두 배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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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온도 치솟자 조업하러 먼바다로…연료비·얼음값 등 비용↑
생선 가격도 2배 이상 '껑충'…수지 안 맞아 전업하기도
엘니뇨 직격탄 파나마 어민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에콰도르 어민 후안 올라게는 간밤에 건져 올린 건 작은 참치 6마리뿐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건 올라게 씨뿐 아니다. 에콰도르 산타로사 항구에 정박한 선박만 수백 척. 그중 한 척을 보유한 다르윈 삼부라노 씨도 지난 몇 주간 대형 참치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물고기가 잘 잡혔지만, 지금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슈퍼 엘니뇨로 인해 태평양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어획량이 급감해 어부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니뇨는 적도 인근 태평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전 세계에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지역에 따라 고온 건조한 날씨를 유발하기도 하고, 한랭 다습한 날씨를 초래하기도 한다.

부두에서 휴식 취하고 있는 어부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과야킬폴리텍대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0주간 에콰도르 연안의 평균 해수 온도는 급상승했다. 표면 온도는 섭씨 2.5~3도, 수심 40m 지점에선 최대 6도까지 치솟았다.

태평양을 끼고 있는 파나마 사정도 마찬가지다. 어부 리고베르토 곤살레스 씨는 수면 온도 상승 탓에 물고기를 잡으려면 연안에서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는 도미, 삼치 등을 잡기 위해 선박 연료비가 상승하고, 보존용 얼음과 식량 등 부대비용 지출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곤살레스 씨는 AFP에 "가스비로 100달러를 쓰고 나면 생선을 팔아 150달러를 벌어오는데, 이걸로 네 명의 일꾼이 나눠 가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서 일부는 아예 조업을 포기했다. 파나마 영세어민조합의 헤수스 모랄레스 조합장은 "우리는 더 이상 손해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업 난맥상은 일부 국가의 생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태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참치 생산국인 에콰도르의 생선가격은 어획량 부족으로 만새기와 황새치 가격이 두 배로 뛰어올랐다.

세계 최대의 안초비(멸칫과의 일종) 어획 국가인 페루에서도 어민들이 멸치잡이가 점점 어려워지자 가족 부양을 위해 바다를 떠나 건설 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정박돼 있는 조업선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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