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유세 지원 오겠다는데... 美공화당 후보들은 꺼린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10. 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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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텍사스 유세를 위해 출발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유세를 꺼리는 공화당 후보들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직접 나서야 공화당의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승리가 절실한 경합지 후보들은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나마 트럼프가 한 달 새 세 차례나 방문한 텍사스에서도 공화당 상원 후보가 비공개 석상에서 트럼프의 정책과 유세에 불만을 드러낸 사실이 잇따라 공개됐다.

트럼프는 최근 공화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35개 지역을 모두 방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선거가 4주 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 실제 방문한 경합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신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네브래스카 등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열린 트럼프 중심의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도 주요 경합지 후보 상당수가 불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인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다. 콜린스는 트럼프의 메인주 방문 가능성에 대해 지난 6월부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가 6일 메인주 유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콜린스는 같은 날 토론회에서도 트럼프의 방문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이오와주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애슐리 힌슨 하원의원은 최근 트럼프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백악관 행사에서 트럼프가 “아이오와에 가서 멋진 유세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자, 힌슨은 “맛있는 아이오와 돼지고기 요리를 준비해 놓겠다”고 답했다. 공동 유세에 대한 직접적인 확답은 피한 것이다. 아이오와 공화당 하원의원 3명은 최근 이란 전쟁 문제에서도 트럼프와 일부 다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텍사스의 상황은 더욱 역설적이다. 트럼프는 7일 샌안토니오를 방문해 공화당 상원 후보 켄 팩스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최근 한 달 사이 세 번째 텍사스 방문이다. 하지만 정작 팩스턴이 비공개 자리에서 트럼프의 정책과 선거 지원 방식에 불만을 표출한 녹음이 잇따라 공개됐다.

악시오스가 7일 확보한 녹음에 따르면 팩스턴은 지난달 후원자와 로비스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란 전쟁과 높은 휘발유 가격이 자신의 선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며, 일부 결정이 왜 내려지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별도의 녹음에서는 지난달 댈러스에서 열린 트럼프의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두고 “솔직히 말해 그 전당대회를 하고 나서 우리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텍사스는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13%포인트 이상 차이로 승리한 공화당 텃밭이다. 그러나 팩스턴이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와 예상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공화당은 막대한 선거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공화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텍사스 한 곳을 지키기 위해 1억~2억달러가 소요될 경우 다른 상원 경합지 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텍사스의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마저 일정 충돌을 이유로 7일 트럼프 유세에 불참했다. 애벗은 지난주 트럼프의 텍사스 방문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인구 비중이 높은 샌안토니오에서 트럼프가 유세할 경우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트럼프는 자신의 유세가 공화당의 선거 판세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6일 하루에만 최소 다섯 차례 유세 효과를 강조하면서 “공화당이 치솟고 있다” “곳곳에서 판세를 뒤집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CNN은 대규모 유세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능력이 지난 10년간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을 뒷받침해 왔지만, 이제는 상당수 공화당 후보가 이를 선거에 부담이 되는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후보들의 공동 유세 기피 현상은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공화당 장악력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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