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페스트 창궐 위험 낮다”지만…美, 생물무기 의심도

조양준 기자 2026. 10.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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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에서 병원체 유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위험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WHO의 공식 입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28세 여성 연구원이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리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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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러 전역 위험 낮아”
접촉자서 페스트 미검출
‘두 번째 직원 환자’ 보도
약 200명 격리·모니터링
美 “러, 정보 더 공개해야”
러시아 이르쿠츠시에 있는 한 페스트 방역 연구소의 모습.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이곳에서 일하는 한 20대 여성 연구원이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린 이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에서 병원체 유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위험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고 발생지에서 또 다른 환자가 발생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는 등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페스트 유출 의심 사고와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 “공중보건 위험 낮은 수준”

6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입수된 정보를 토대로 한 WHO의 초기 위험평가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지역의 위험은 중간에서 낮은 수준, 러시아 전역은 낮은 수준, 유럽 지역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이날 “이르쿠츠크에서 실험실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이 사망했으며, 당국은 폐렴형 페스트가 사망 원인이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까지 이 여성의 사망 원인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며, 실험실 검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이 해당 여성과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해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에 따르면 접촉자 가운데 위험한 감염병 병원체가 검출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WHO의 공식 입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28세 여성 연구원이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리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고 이달 1∼2일 밤사이 숨졌다.

폐렴형 페스트는 벼룩이나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다른 페스트와 달리 호흡기 비말(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받지 못하면 1∼6일 내 사망할 만큼 치명률이 높다.

‘두 번째 직원환자 발생설’ 확산

그러나 WHO가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한 후에도 불안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직원 중 환자가 또 나왔다’,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는 내용의 현지 보도와 소문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WHO 측도 사실 확인에 나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증 폐렴의 원인, 공중보건 조치를 촉발한 병원체,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을 앓고 있는 또 다른 직원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추가 정보를 러시아 측에 요청해둔 상태라고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연구원과 접촉한 약 200명은 현재 셸레호프 병원에 격리돼있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접촉자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리노바이러스 확진자가 각각 2명씩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페스트 등 다른 전염병 발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역학 상황은 계속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러와 심도 있는 논의…푸틴과 곧 통화”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당국자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무부, 질병예방대응본부(ASPR)와 다른 기관들이 이번 사고를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한 아시시 자 전 백악관 조정관은 WP에 러시아 보안당국이 숨진 연구원의 병원 호송에 관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주목하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공격용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 시설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역시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합법적인 페스트 연구로 인해 발생했는지, 생물무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비롯됐는지를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모든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측만 늘어놓는 것은 무책한 일”이라며 “러시아가 세계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할 의무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우리는 매우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 아마 내일이면 그것에 관해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곧 통화하기로 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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