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코스맥스 R&D 첫 800억 돌파…아모레·LG생건 넘은 ‘기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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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글로벌 성장과 인디 브랜드 확산으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역할이 단순 생산에서 제품 기획과 원료·제형 개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올 상반기 연구개발(R&D) 비용이 나란히 사상 처음 800억원을 돌파했다.
인디 브랜드가 늘면서 고객사가 제품 콘셉트를 제시하면 ODM사가 원료 선정과 처방·제형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맡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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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등록 800건대 넘어…개수보다 제품 상용화가 경쟁력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 연구개발비는 2024년 1393억원에서 지난해 1553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 81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맥스의 연구개발비는 2024년 1041억원에서 지난해 1367억원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818억원이 집행됐다. 두 회사 모두 반기 기준 R&D 투자가 8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 브랜드사와 비교해도 투자 규모가 두드러진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806억원, 아모레퍼시픽은 672억원이다. 그러나 이 두 회사의 수치는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음료 관련 연구개발을 포함한 금액이다.
ODM 업체가 R&D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자체 기술이 곧 수주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인디 브랜드가 늘면서 고객사가 제품 콘셉트를 제시하면 ODM사가 원료 선정과 처방·제형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맡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양사는 확보한 특허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콜마는 선케어와 스킨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특허 기술을 제품화하고 있다. 수용성·유용성 자외선차단 성분을 최적 배합해 백탁과 끈적임을 줄이면서 차단력을 높인 기술은 국내 인기 선케어 제품에 적용됐다. 피부 지질층과 유사한 구조를 구현하는 라멜라 액정 제형 기술과 장미·병풀 등 다양한 식물에서 PDRN(연어주사)을 추출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식물성 PDRN은 연어 생식세포에서 추출하는 기존 동물성 PDRN보다 자극과 독성이 낮아 비건 화장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콜마는 현재 국내외 4800여개 고객사와 협업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선케어·스킨케어·메이크업·퍼스널케어를 비롯해 원료·소재, 제형·전달, 색조,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 상용화 사례는 모발 손상 개선 기술인 '코어링크'다. 모발 내부에 침투한 소재가 pH 변화에 반응해 전하가 바뀌면서 손상으로 끊어진 시스틴 아미노산 결합을 다시 연결하는 기술이다. 회사 실험 결과 코어링크 적용 모발의 평균 단위면적당 인장강도는 손상모 대비 120% 이상 개선됐다. 현재 국내 인디 헤어케어 브랜드의 오일 에센스 제품에 적용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특허 보유 건수 자체를 기술 경쟁력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화장품은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성분 배합이나 함량, 제조방식 등을 달리해 유사한 아이디어와 처방을 구현할 수 있어 다른 첨단산업에 비해 특허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모두 등록특허 가운데 실제 제품에 적용된 특허 수, 상용화율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DM사 입장에서 특허는 고객사나 해외 바이어에게 기술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지표이자 영업 수단"이라면서도 "화장품은 유사한 아이디어나 처방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단순한 특허 보유 건수만으로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제품 적용과 상용화 성과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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