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와 재킷 바꿔 입은 이창동… 수백 명 몰린 '가능한 사랑' 관객 대화

남보라 2026. 10. 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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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설경구씨한테 (극 중 역할이) 해고 노동자인데 '이런 거 입으면 안 된다' 해서 내 옷이랑 바꿔 입고 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 영화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이 관객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오픈토크' 무대에 올랐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 호석(설경구)과 미옥(전도연), 그들을 찍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예지(조여정)와 상우(조인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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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국내 관객과의 첫 만남, 수백 명 몰려 환호
이창동 "두 개의 시선, 시선에 관한 영화"
배우들 최애 장면은 '엔딩'…명대사는 '지랄'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이창동 감독과 배우 설경구가 서로 재킷을 바꿔 입고 무대에 올랐다. 연합뉴스·뉴시스

"내가 설경구씨한테 (극 중 역할이) 해고 노동자인데 '이런 거 입으면 안 된다' 해서 내 옷이랑 바꿔 입고 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 영화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이 관객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오픈토크' 무대에 올랐다. 늘 수수한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던 이 감독이 남색 벨벳 소재에 옷깃이 넓은 세련된 디자인의 재킷을 입었다. 반면 설경구는 평범한 디자인의 갈색 재킷 차림이었다. 서로 재킷을 바꿔 입은 것인데, 이 감독은 자신이 입은 재킷을 가리키며 "내가 이 옷을 입고 싶어서 입은 게 아니다"라며 재킷을 맞바꾼 이유를 저렇게 웃으며 설명했다.

지난달 23일부터 2주 동안 개봉했지만 넷플릭스 영화라 관객과의 대화(GV) 등의 행사가 없었던 '가능한 사랑'이 처음 관객과 만난 이날 행사에는 수백 명이 몰렸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 행사에서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이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설경구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자신이 입은 이창동 감독의 재킷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카메라와 철이… "시선에 관한 영화"

이창동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대화 중 웃고 있다. 뉴스1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 호석(설경구)과 미옥(전도연), 그들을 찍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예지(조여정)와 상우(조인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은 이 영화가 '시선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두 시선이 등장한다. 호석 부부를 찍는 카메라의 시선과 호석 부부의 아들 철(정섶)이 네 명의 어른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 감독은 "카메라를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권력이고, 그 관계에서 생기는 힘과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관객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또 관객이 철이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시선처럼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특히 다큐 감독 예지는 이 감독의 정체성과 가장 닮아 있다. 예지를 통해 해고 노동자의 고통뿐 아니라 영화 감독의 태도와 윤리 등 이 감독 자신의 정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예지를 연기한 조여정은 "나만의 시선을 만들기 위해 촬영장에서 하루 종일 캠코더나 휴대폰으로 뭔가를 찍었다"며 "영화 속 다큐팀이 실제 영화 촬영감독님과 PD님들로 구성돼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조여정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장면은 엔딩, 명대사는 '지랄'

배우 전도연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감독과 배우들은 '최애' 장면도 공개했다. 설경구와 전도연은 호석과 미옥이 마당 대리석 의자에 앉아 달을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을 꼽았다. 설경구는 "대리석 평상은 동료들과 삼겹살을 먹으려고 만들었지만 파업이 시작되면서 하지 못한, 배신과 실패의 상징"이라며 "그곳에서 처음으로 미옥과 술을 마시며 달을 보는 장면이 참 좋고, 슬프다"고 말했다. 같은 장면을 꼽은 전도연은 "(그 장면에서) 호석의 대사 '지랄'이 좋았다"며 "너무 와닿고 현실 부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설경구씨한테 그 대사는 꼭 좀 잘해달라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두 부부가 함께 식당에서 고기를 먹는 장면을 꼽았다. 네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식사를 하는 해당 장면에선 각 캐릭터의 특징과 인물 간의 긴장을 보여줘야 했고, 무겁게 가라앉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줘야 했다. 또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시지인 '스티브 잡스'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호석과 상우가 은연중에 각자의 남성성을 느껴지게 하면서도 미옥이 숨은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이라며 "하룻밤 안에 다 찍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밤늦게 시작해 아침이 오기 전에 촬영이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어려운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잘 끝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이달 23일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 개봉하고, 다음 달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배우 조인성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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