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농작물 보고, 땅의 변화까지 잡아내
독도 주변 바다의 물결이 또렷하게 드러나고,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촬영한 사진에서는 인근 도로의 차량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처럼 지상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차세대중형위성(차중) 2호와 4호의 실제 촬영 영상을 우주항공청이 지난 1일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박찬열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차중 4호가 촬영한 경남 밀양 산불 피해 지역 사진을 두고 “위성 자료가 있으면 산불 피해 지역의 경계를 파악해 복원 작업에 빠르게 나설 수 있고, 복원 과정을 모니터링하기도 쉬워진다”고 했다.
올해 잇따라 발사된 차중 2호와 4호가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면서 국토·농림 분야에서 활용할 고해상도 위성 관측 자료도 늘어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두 위성의 초기 운영 현황과 실제 관측 사례를 소개했다.

차중 2호와 4호는 각각 지난 5월과 7월 발사돼 수시간 만에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탑재 장비와 위성 본체의 기능을 점검하는 초기 운영을 진행해 왔다. 두 위성은 모두 약 500㎏급 표준형 위성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하나의 표준 위성 본체에 임무별로 서로 다른 관측 장비를 실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김진희 우주항공청 인공위성부문장은 “차중 2호는 같은 궤도를 시차를 두고 비행하는 1호와 함께 운용해 정밀한 한반도 관측 영상 데이터를 제공하고, 차중 4호는 국가 산림 관리와 재난 대응 체계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토 자원 관리와 농업·산림 모니터링 등 공공 부문의 수요에 대응할 독자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확보한 위성 제작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 개발을 주도하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차중 4호는 본체와 탑재체 부품의 75%를 국산화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위성 기업의 설계·제작 역량과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차세대중형위성은 같은 표준 플랫폼을 쓰면서도 임무에 따라 서로 다른 탑재체를 싣는다. 1호와 2호는 지상에 주차된 차량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국토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국토위성’이다.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활용해 국토·도시 변화 등을 관측한다. 3호는 우주과학 연구와 우주 기술 검증을 담당하고, 4호는 농림 분야 관측에 활용된다. 2028년 발사 예정인 5호는 수자원 관측 임무를 맡는다.
차중 2호와 4호는 올해 안에 초기 운영을 마친 뒤 연말 우주항공청 국가위성운영센터로 이관돼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