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D램 쌍끌이 효과...삼성전자·SK하이닉스 더 웃을까
HBM4 수요 확대에 삼성전자 경쟁력 회복 속도
공급 부족에 장기계약 확대…호황 지속성 커져
원화 강세와 수요 둔화는 실적 최대 변수로 부상

원화 강세와 완제품 수요 둔화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와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시장의 우려를 크게 웃도는 성적표가 나올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7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6조원에서 110조6210억원으로, SK하이닉스는 74조원에서 78조1080억원으로 각각 높였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195조6470억원, SK하이닉스는 98조5510억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졌다.
핵심 동력은 메모리다. 공급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뛰었다. 삼성전자의 D램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21%, 낸드는 2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D램 출하량도 3%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D램 평균판매가격이 28%, 낸드가 18% 상승하고 D램 출하량은 10%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AI용 HBM 시장 확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대응하는 HBM4 공급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33%로 집계됐지만 삼성전자의 HBM 매출 비중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기공급계약 확대도 반도체 호황의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AI 반도체 고객사들이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비해 수년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은 높은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급 확대까지 걸리는 시간도 가격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서버용 D램 가격이 추가 상승하고 모바일 D램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도 HBM4 생산 확대와 신규 AI 칩 양산을 계기로 가동률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화 강세는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원화 환산 실적을 압박하는 변수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세전 손익이 약 4351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이어질수록 고객사의 비용 부담이 커져 향후 주문 조정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삼성전자의 DX 부문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가전 수요 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메모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수록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지금의 가격 강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다. 공급 확대 속도와 AI 투자 지속 여부, HBM 경쟁력 확보가 두 회사의 다음 실적 사이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