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 “창작은 창작” 정주리 “영화는 영화”…부국제 심사위원단의 소신

전지현 기자 2026. 10. 7. 20: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암살자(들)’ 논란 의견 밝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왼쪽부터), 심사위원 비간 감독 , 정주리 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이시카와 게이 감독, 쩐 티 빅 응옥 감독, 배우 최희서. 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역사왜곡 논란이 확산되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련 일정이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영화제 심사위원단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에 “창작은 창작”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은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을 보지는 못했으나 이야기는 들었다”면서 “창작은 창작이며 꼭 진실과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사적인 진실이라는 것도 그 자체가 정말 진실인가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역사로 영화를 만든다는 건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라며 “영화를 본 뒤 관객이 느끼는 것이 다 다르고, 다른 관객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영화의 매력”이라고 했다. 장 감독은 <붉은 수수밭>(1987), <인생>(1994), <5일의 마중>(2014) 등 실제 중국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든 바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등을 받은 거장이다.

심사위원 정주리 감독도 “영화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다음 소희>(2022)에서 콜센터 현장 실습생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그렸던 그는 “저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고 관객을 만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는 영화고 허구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 역시 허구의 인물이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그게 내가 영화를 대하는 자세”라고 했다.

<암살자(들)>에 배우·제작진을 향해 선을 넘은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정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위축된다”며 “영화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에 이런 반응이 오게 되면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정 감독은 “영화가 어디서 시작되고 길어 올려졌든 간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책임을 진다. 우리가 만들어낸 세계이기 때문”이라면서 “비판과 공감 등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영화를 만드는데, 그 작업을 계속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사위원단의 발언은 전날 영화제 측이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 관련 질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김종관 감독에게 ‘한국 독립영화 감독으로서 <암살자(들)>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사회를 맡은 정지혜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 자리에서는 작품에 집중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양해를 바란다”고 대신 답했다.

한편 이날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SGIFF)는 <암살자(들)>의 오는 21일 개막작 상영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국민의힘이 전날 영화제 측에 서한을 보내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달라’고 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영화제 측은 “<암살자(들)>을 둘러싼 일련의 논의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하며, 본 작품은 변함없이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