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너 형사야?" "기자인데요"…'신분증 불법 거래' 쫓아보니
[앵커]
남의 신분증을 미성년자들에게 파는 범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SNS를 이용한 민증 거래가 만연하다 보니 도용을 한 자와 당한 자가 마주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편의점 계산대 앞에 선 남성은 술과 담배를 사고 있습니다.
어려 보이는 얼굴, 신분증을 꺼내 듭니다.
손으로 슬쩍 사진을 가립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편의점 직원 : 제 이름이랑 똑같은 거예요. 생년월일도 똑같아서… 손가락을 치워봤거든요. 제 얼굴인 거예요.]
손님은 18살 고등학생.
하필 20대 편의점 직원이 잃어버린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로또보다 더한 확률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편의점 직원 : {다른 사람이 갖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혹시…} 솔직히 상상을 아예 못 하고 있었는데…]
상상은 현실이 됐습니다.
이런 신분증 도용과 사고팔기, 널리 퍼진 일입니다.
시장이 있습니다.
[황지민/고등학생 : 남쯩 여쯩 이런 키워드나 해시태그를 통해서 너무나 쉽게… 장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거래를 해서 산다고.]
추적했습니다.
SNS에 신분증을 산다고 올린 구매자부터 만나봤습니다.
[신분증 구매자 : 저 09년생이요. {왜 사는지 물어봐도 돼요?} 술 때문에…]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신분증 구매자 : '민증 팝니다' 이렇게 올라오기도 하고. 미성년자들은 이게 불법이니까 어차피 신고 못 하거든요.]
이번엔 주민등록증 판매자를 만날 계획입니다.
한번에 여러 장을 팔겠다고 하는데요.
민증을 어떻게 구했고 왜 파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만남 직전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판매자 대화 내용을 보시면요.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더니 제 인상착의를 묻고 갑자기 시간과 장소도 바꿨습니다.
시키는 대로 앞만 보고 갔습니다.
만나자마자 정체가 뭐냐고 묻습니다.
[신분증 판매자 : XX 무서워서 그래요. XX 형사 얼굴이야. 나보다 힘이 세보이는데? 한번 만져봐도 돼요? 이거 봐. 힘이 세잖아.]
기자라고 신분을 밝혔습니다.
[신분증 판매자 : 주머니 한번 봐도 돼요? {JTBC 이상엽 기자라고 하고요.} {형법상 절도죄나 장물죄에 속하거든요.} 네. 누구 지금 따라와요?]
이 신분증 판매자, 물건을 어떻게 구하고 파는지 설명합니다.
[신분증 판매자 : {위조 신분증은 아니에요?} 진짜예요. 제가 일하는 데가 홍대 클럽인데 거기서 갖고 온 거예요.]
미성년자가 성인 신분증을 들고 오면 뺏고,
[신분증 판매자 : '신분증 돌려주세요' 할 거 아니에요. '너 경찰서 갈래? 아니면 그냥 갈래?' 그럼 뭐 선택하겠어요.]
취객들이 분실한 신분증을 모아서 판다고 했습니다.
판매자에 따라 신분증을 내놓고 일하는 일용직 일터에서 훔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신분증 판매자 : (미성년자들이) '20살 되면 이렇게 노는 거구나' 하고. 다른 데도 가고 싶으니까 민증 같은 거 살 수도 있는 거죠.]
공급처는 다양하지만 수요는 분명합니다.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막아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 한 장이 불법 거래되는 순간 누군가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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