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성장하는 인천] ① 인천의 정체성, 뿌리 깊은 가문
市, 뿌리 가문 10년째 발굴 중
연안 이씨 장령공파 연희종중
300여년 정주하며 인천 발전
새롭게 선정…총 51개로 늘어
인천 본관을 둔 성씨 총 6개
인천 이씨 대종회 1200년 최장
강화 노씨 900여명 거주 '명문'
남은 45개 '해불양수' 정신 보여
전국 각지서 유입…공동체 형성
시 “뿌리 가문 역사, 인천 역사”


씩씩한 기상과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는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수백년 세월을 견디는 우리나라 대표 상록수다.
한 지역에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온 가문도 소나무와 닮았다. 오랜 세월 지역 역사와 문화를 품으며 공동체의 맥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오늘날에도 가문은 전통을 잇고 정체성을 지키며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뿌리로 자리하고 있다. 가문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되새기기 위해 인천시가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뿌리 깊은 가문' 발굴·선정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역 정체성 키우는 '뿌리 가문'
인천시와 인천사랑운동센터·㈔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지역 정체성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인천 뿌리 깊은 가문' 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뿌리 깊은 가문은 인천에서 200년 이상 대를 이어 거주했거나 인천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 가문을 의미한다. 올해 연안 이씨 장령공파 연희종중이 새롭게 선정되면서 뿌리 깊은 가문은 모두 51개로 늘었다.
이 중 인천에 본관을 둔 성씨는 부평 이씨(대종회)와 인천 이씨(대종회), 인천 이씨(시중공파 인천문학지회), 강화 노씨(숭조상문회), 교동 인씨(예공파 종친회), 인천 채씨(소감공파) 등 6곳이다.
특히 인천 이씨(대종회)는 인천에 뿌리를 내린 지 1200여년 된 가장 오래된 가문으로 꼽힌다. 고려 태조 왕건의 부마(임금 사위)인 허사문의 차남 허도가 이허겸(李許謙)으로 개명해 탄생한 성씨다. 시조 이허겸 묘소와 재실은 연수구 연수동에 있다.
인천에 900여명이 거주하는 강화 노씨는 대학 총장과 국회의원 등 명사를 배출한 명문 가문이다. 시조 노용신(魯龍臣)은 고려 고종 19년(1232년) 몽골 침입으로 강화도로 수도를 옮길 때 강화현령으로 공을 세워 강화군(江華君)에 봉해졌다.
나머지 45개 가문 면면을 살펴보면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치 않고 받아들인다'는 뜻의 해불양수(海不讓水)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시는 오랜 세월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가문들 역사와 전통을 발굴·보존하기 위해 201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뿌리 깊은 가문은 지역 문화원 등 추천을 받아 족보와 문헌 등 역사 자료를 확인하고 관련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거쳐 선정한다. 뿌리 가문 등록 신청이나 관련 문의는 인천사랑운동센터·㈔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070-4756-1905)로 하면 된다.
시는 인천사랑운동센터·㈔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와 함께 매년 뿌리 깊은 가문을 한자리에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격려하는 간담회도 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뿌리 가문들 역사가 곧 인천 역사"라며 "이분들을 어떻게 예우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전통·가치
올해 새롭게 선정된 뿌리 깊은 가문은 인천에서 300여년간 정주하며 지역사회 발전과 전통문화 계승에 힘써온 연안 이씨 장령공파 연희종중이다.
이 가문은 22세손 이중원(李重元)을 입향조(마을에 가장 먼저 정착한 조상)로 삼는다. 김포군 사우리 세거지에서 현재의 인천 서해구 연희동으로 이주한 뒤 300여년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집성촌을 이루며 대를 이어 살아왔다.
현재까지도 김포지역 종친들과 시제와 종중회의, 족보 발간 등 주요 종중 행사를 함께하며 긴밀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김포시 감정동에는 연안 이씨 가문 충신 2인과 효자 7인, 절부 3인, 열녀 1인 등 6대에 걸친 13인의 정려를 모신 '연안 이씨 13정려각'이 보존돼 있어 가문의 오랜 충효 정신과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인물도 다수 배출했다.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을 역임하고 <인천충효록> 등 여러 저서를 남기며 인천 향토사 연구에 큰 족적을 남긴 고 이훈익 선생을 비롯해 이훈갑 전 서구신문 발행인, 이훈국 전 서구청장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지난달 2일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인천 뿌리 깊은 가문 감사패 수여 및 간담회'를 열고 올해 새롭게 선정된 연희종중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성규 연희종중 회장은 "인천의 뿌리 가문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시장은 이날 "오랜 세월 인천의 전통과 고유한 가치를 지키고 다음 세대로 이어주신 뿌리 깊은 가문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인천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가문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자긍심과 전통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개항·전쟁의 격랑 속 자리 지켜온 가문, 경이로워"
박찬대, 감사패 수여·간담회
끈끈한 유대 정신 소중한 자산

"안녕하세요. 인천시장이자 반남 박씨 판관공파 26세손 박찬대입니다."
박찬대 시장은 지난달 2일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열린 '인천 뿌리 깊은 가문 감사패 수여 및 간담회'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축사를 하기 위해 강단에 오른 박 시장은 "이 자리에 서니 오랜 세월 한결같이 인천을 지켜오신 여러분의 든든함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며 "뿌리가 깊어야 나무가 흔들리지 않고 그 나무 그늘 아래 더 많은 사람이 깃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뿌리 깊은 가문 후손들을 향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인천은 그 어느 곳보다 이주와 정착이 많은 도시였다"며 "개항과 6·25 전쟁, 산업화 시기 등 요동치는 물결 속에서 한자리를 묵묵히 지켜오신 여러분이 참으로 경이롭고 위대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인천시민은 하나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가문으로 이어져 온 끈끈한 유대와 공동체 정신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인천시는 앞으로도 뿌리 깊은 가문을 발굴하고 예우하며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인천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인천시민"이라며 "여러분의 전통이 시민 모두의 긍지가 되도록, 인천이 대한민국을 이끄는 대표 도시로 우뚝 서는 날까지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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