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셀프주유 ‘정액·정량’ 선택 안 해도 된다고?…“연 천억 원 줄줄”

이윤우 2026. 10. 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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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소를 찾아 '가득' 주유를 선택해 주유를 마치고 나면 화면에 '정량 혹은 정액' 중에 선택하라는 추가 알림이 뜹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준태 의원은 "셀프주유소가 도입된 이후 약 30년 동안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추가 주유를 강요받았다"며 "기름이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재인 만큼,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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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소를 찾아 '가득' 주유를 선택해 주유를 마치고 나면 화면에 '정량 혹은 정액' 중에 선택하라는 추가 알림이 뜹니다. 이때 무엇을 눌러야 하나 한 번쯤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무조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주유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 정액? 정량?…"아무것도 누르지 않고 주유기 뽑아 내려놓으면 종료"


'가득 주유'를 누르면 연료통 끝까지 기름이 들어가고, '딸깍' 소리와 함께 주유가 멈춥니다.

그럼 곧바로 '정액 혹은 정량을 선택하라'는 화면을 보게 되는데요. 둘 중 하나를 누르면 소량의 추가 주유가 이뤄지고 주유가 종료됩니다.

연료통 끝까지 주유가 이뤄진 뒤에 추가 주유를 하게 되는 만큼, 인터넷에는 '주유 시 기름이 흘러넘친다'는 불만 글, '가득 주유 시 기름 넘치지 않는 팁' 같은 정보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정액·정량 중 선택하라'는 안내가 나올 때,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고 주유기를 내려놓으면 주유가 종료되고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지만, 그런 안내를 하는 주유소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 셀프주유소, '정액·정량' 버튼으로 연 천억 원 꼼수 매출…"표시광고법 위반"


'정액·정량'을 소비자들이 선택하도록 해서 국내 4대 정유사가 얻게 되는 추가 매출은 어느 정도일까요?

국회 정무위원회 박준태 의원실 제공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직영 주유소 기준' 초과 매출은 약 10억 8천만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1년이면 43억 원가량 추가 매출을 얻게 되는 겁니다.

대리점을 포함한 전국 6,311개 셀프주유소로 따져보면 연간 963억 원가량으로 추산되는데, 1년에 천억 원에 가까운 소비자들의 돈이 줄줄 새고 있는 셈입니다.

법률사무소 수담 소속 이수담 변호사는 "기만적 표시 광고는 허위 사실을 표시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실을 누락하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며 "셀프주유 화면에서 거래를 끝낼 수 있다는 안내를 누락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소비자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돈 천억 원이 오가는 '불법적인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 4대 정유사 "화면에 '즉시 종료' 추가"…박준태 "공정위에서 철저히 조사해야"


4대 정유사 'SK에너지·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S-OIL'은 조만간 셀프 주유 화면에 '즉시 종료' 혹은 '현재 금액에서 멈춤' 등의 메뉴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더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현재의 주유 화면은 1990년대 중반 셀프 주유가 도입될 당시의 관행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며, 소비자 불편이 발생한 것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정유사가 이처럼 개선하더라도 실제 소비자가 혜택을 보기까지는 앞으로 6개월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스템 개발을 통해 각 주유소의 포스(POS) 단말기부터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준태 의원은 "셀프주유소가 도입된 이후 약 30년 동안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추가 주유를 강요받았다"며 "기름이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재인 만큼,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공정위를 향해 "셀프주유소의 화면 표시 방식과 운영 실태를 면밀히 살펴 정유사의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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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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