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추천 공영방송 이사에 尹 탄핵 반대 인사가? 내부 경악 나온 이유

박재령, 정철운 기자 2026. 10. 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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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뒤늦게 추천한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해 KBS·MBC·EBS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BS지부는 "조한제 후보 역시 KBS 부산방송총국장 등을 지낸 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특정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인사가 다시 그 정당의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되는 것이 E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국민적 신뢰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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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추천 공영방송 이사에 내부 반발 잇따라
언론노조 KBS·MBC본부와 EBS지부 성명 발표
민언련 "정당과 정권에 가까운 경력, 자기모순"

[미디어오늘 박재령, 정철운 기자]

▲공영방송 3사.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국민의힘이 뒤늦게 추천한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해 KBS·MBC·EBS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라는 방송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에 철회를 요구했다. “말이 되는가”(언론노조 KBS본부), “눈을 의심했다”(언론노조 MBC본부) 등의 강도 높은 표현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야당 몫의 이사 추천 명단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접수했다. 방미통위가 이사 추천을 요청한 시한보다 석 달여 늦은 추천이다. 방미통위는 KBS 이사로 △이강덕 관훈클럽 정신영기금 이사장(전 KBS 대외협력실장) △장한식 전 KBS비즈니스 사장(전 KBS 보도본부장)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로 △오정환 전 공정언론국민연대 공동대표(전 MBC 보도본부장) △정재욱 법무법인 태원 변호사(전 MBC 법무실장) EBS 이사로 △박기완 전 KBS 원주방송국장 △조한제 전 벡스코 상임감사(전 KBS 부산방송총국장)가 추천됐다고 밝혔다.

KBS본부 “공영방송 파괴행위 동참한 사람을 이사로”

언론노조 KBS본부는 6일 성명을 내고 이강덕·장한식 후보를 가리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파괴하는 데 가담했던 인물들”이라며 “공영방송을 다시 한번 갈등의 장으로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이강덕 전 실장은 2011년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장한식 전 본부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뉴스 총책임자였다.

KBS본부노조는 “장한식은 2016년 소위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 결성에 참여해 박근혜 정부 시절 부실했던 정권 비판 보도와 공정방송 훼손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KBS 기자협회를 편향적이라 비판하며 재갈을 물리려 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한 뒤 “낙하산 박민 체제에서 보도본부장을 맡아 KBS 보도에 대한 공정성 훼손에도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노조는 “그가 보도본부장으로 있는 동안 명태균 게이트, 채상병 수사 외압 논란, 김건희 뇌물수수 논란 등 내란수괴 윤석열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비판 보도는 KBS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지적했다.

▲KBS 사옥. 사진=노지민 기자

KBS본부노조는 “이강덕은 윤석열 정권 당시 첫 홍보수석으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며, 2011년 이른바 KBS의 '민주당 도청 사건'의 핵심 관계자”라고 주장했다. KBS본부노조는 “당시 민주당 당대표실을 도청해 취득한 정보를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여전히 받고 있는 게 이강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장범 사장 시절 KBS 비즈니스 사장(장한식)과 KBS N 사장(이강덕)을 지냈다.

MBC본부 “한마디로 '자폭 인사', 눈을 의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7일 <MBC에 적폐의 씨앗을 다시 심으려는가, '자폭 인사' 즉각 철회하라> 성명에서 오정환·정재욱 이사 추천을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한마디로 '자폭 인사'”라고 규정하며 “명단을 확인하고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했다.

MBC본부는 “이들은 MBC 파괴에 앞장섰던 '언론 적폐'다. 정권이 내리꽂은 낙하산 사장의 수족을 자처하며, MBC 뉴스를 권력의 확성기로 만들고 제작 자율성을 말살하는 데 일조했던 자들”이라고 주장한 뒤 “MBC의 공영성을 지켜야 할 방문진 이사 자리에 공영방송 장악의 망령을 다시 불러들였으니, 국민의힘이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스스로 본색을 드러낸 셈”이라고 했다.

▲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MBC본부는 오정환 전 본부장을 'MBC 보도 참사의 주요 책임자이자 12·3 내란을 옹호한 반헌법적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MBC본부는 “후배들이 공정방송 투쟁의 대가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는 뉴스데스크 편집부장, 보도국 편집센터장과 취재센터장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며 “오정환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MBC 뉴스의 신뢰도와 시청률은 한없이 추락했다”고 했다,

오 전 본부장은 최근 보수 성향 매체 칼럼에서 내란 이후 윤석열씨 탄핵을 반대하고, 윤씨 관저를 지키려 극우 세력이 '백골단'을 조직한 사실을 비판한 보도를 두고 “선전 공장을 보는 듯하다”고 한 바 있다. 이에 MBC본부는 “내란 옹호, 폭력행위 미화,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부정까지, 이렇듯 정치적 극단성과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자가 감히 공영방송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했다.

MBC 법무실장 출신 정재욱 변호사에 대해서도 MBC본부는 “공영방송 MBC의 암흑기 내내, 적폐 경영진의 하수인으로 부당징계와 부당전보 등 노조 탄압의 밑그림을 그리고 부당노동행위 실무를 총괄 지휘했다”며 “질 것이 뻔한 소송을 억지로 끌고 가며, 공영방송의 재원을 소송 비용으로 쏟아붓게 했다”고 했다.

EBS지부 “정치적 독립성과 국민적 신뢰에 부합하나”

언론노조 EBS지부도 7일 <국민의힘은 EBS 이사 부적격 추천을 철회하라> 성명을 냈다. EBS지부는 KBS 출신의 박기완·조한제 이사 후보를 두고 “EBS 이사는 단순히 방송 경력만으로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EBS는 유아·어린이 콘텐츠부터 학교교육과 평생교육까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책임지는 국내 유일의 교육 전문 공영방송이다. 교육에 대한 철학과 이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 EBS 사옥 ⓒEBS

EBS지부는 “박기완 후보의 과거 행적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박 후보는 2024년 국민의힘공정언론특위가 주최한 '방송3법 저지 연석회의'에 참석해 방송3법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후보가 방송편성규약의 제작자율성 보장 조항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며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은 교육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핵심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이 EBS 이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부합하는지 분명히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EBS지부는 “조한제 후보 역시 KBS 부산방송총국장 등을 지낸 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특정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인사가 다시 그 정당의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되는 것이 E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국민적 신뢰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언련 “공영방송은 정치권 소유물 아니다”

시민사회 반발도 이어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일 성명에서 “공영방송 이사는 정당이 자기 몫을 채우듯 아무나 추천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청자를 대신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고, 경영을 감시하며 공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해야 할 자리”라며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석 달 넘게 지연시킨 끝에 정치적 독립성과 공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인사들을 후보로 내놓았다. 공영방송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공영방송 이사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조차 외면한 추천”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공영방송은 정당이나 정치권의 소유물이 아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시민의 알권리와 시청자 권익을 보장하고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감독하는 이사회 역시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번 추천에서는 그런 원칙을 찾기 어렵다. 석 달 넘게 추천을 지연한 끝에 정당과 정권에 가까운 경력,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전력을 가진 인사들을 내놓고서 방송3법 취지를 내세우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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