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중국-필리핀 긴장 고조…물대포 이어 중국군 전투기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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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 속에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선박의 충돌이 반복돼온 데 이어 중국군 전투기와 해군 헬기까지 투입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치 지역도 남중국해 암초에서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해협 주변까지 넓어지면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대치는 그동안 해경선과 민간 선박, 조사선 등을 앞세워 군 간 직접 충돌을 피하는 '회색지대' 압박이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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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 속에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선박의 충돌이 반복돼온 데 이어 중국군 전투기와 해군 헬기까지 투입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치 지역도 남중국해 암초에서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해협 주변까지 넓어지면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필리핀군은 지난 3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정기 해상 순찰을 하던 시-208(C-208) 정찰기가 중국 군용기 2대와 마주쳤고, 이 가운데 제이-16(J-16) 전투기 한 대가 반복적으로 근접 비행했다고 밝혔다. J-16은 C-208 앞쪽과 주변을 비행했다며 필리핀군은 “심각한 항공안전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자국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중국의 “반복되는 위험하고 강압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먼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맞섰다. 같은 날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5일 필리핀 C-208이 중국 정부 승인 없이 황옌다오 영공에 “불법 침입했다”며 해·공군이 추적·감시하고 경고해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황옌다오 주변 해·공역에서 전투준비 순찰과 합동훈련을 잇달아 실시 중이다.
해상 대치도 계속되고 있다. 필리핀 해경과 해군·경찰은 4일 필리핀이 실효지배하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서쪽 약 5.5㎞ 해역에서 폭약 어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 어선을 추적했다. 필리핀 해경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중국 해경선 2척이 경적을 울리고 무선으로 경고하며 필리핀 측 선박을 가로막았다. 중국 해군 헬기도 상공을 네 차례 선회했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헬기의 등장을 “불필요한 위협 행위”라고 비판했고, 안전 문제로 결국 추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세컨드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도 마찰이 벌어졌다. 필리핀은 이곳에 좌초시켜 전초기지로 사용하는 군함 ‘시에라마드레’에 보급품을 전달하려 했지만 중국 해경과 해군이 진로를 막아 임무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은 2024년 이곳의 보급 과정에서 충돌을 줄이기 위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최근 다시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
대치 지역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일 필리핀은 대만에서 가까운 최북단 바타네스주 이트바야트섬 앞바다에서 해양조사 활동을 하던 중국 조사선을 퇴거시키기 위해 자국 최대 해경선과 항공기를 투입했다. 중국 해경선도 현장에 나타나 중국 조사선을 엄호했다. 그동안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이 집중됐던 스프래틀리군도와 스카버러 암초를 넘어 대만과 필리핀 사이 해역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의 로라 소리카 아시아·태평양 분석가는 6일 최근 일련의 사건이 “중국 해양 활동의 일상화와 지리적 확장이라는 더 큰 흐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바타네스 대치를 두고 중국의 활동이 “남중국해와 대만을 잇는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6월 이후 대만 동쪽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해협 주변에서 중국의 해양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대치는 그동안 해경선과 민간 선박, 조사선 등을 앞세워 군 간 직접 충돌을 피하는 ‘회색지대’ 압박이 중심이었다. 그러다 최근 중국군 전투기와 해군 헬기가 전면에 등장하고 대치 지역도 넓어지면서,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와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소리카 연구원은 중국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공개적인 무력 충돌이 있기 직전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봤다. 필리핀도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군사적 확전은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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