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깊어진 인연⋯‘잘 익은 언어들’이 기록한 10년

전현아 기자 2026. 10. 7. 16: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네책방 '잘 익은 언어들'을 10년째 지켜온 이지선 대표가 두 번째 에세이 <잘 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오르골)를 펴냈다.

책 제목인 '잘 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에는 책과 사람을 함께 만나는 동네책방의 의미를 담았다.

10년 전 책방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3년을 할 수 있을까, 5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책방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보다 이 공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네책방 ‘잘 익은 언어들’ 이지선 대표, 두 번째 에세이 ‘잘 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 출간
책을 매개로 맺은 인연과 관계 기록⋯“책방은 사람 냄새 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잘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 표지. /사진=교보문고

동네책방 ‘잘 익은 언어들’을 10년째 지켜온 이지선 대표가 두 번째 에세이 <잘 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오르골)를 펴냈다. 2021년 첫 책 <책방뎐>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책이다.

이번 책에는 책방을 오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담겼다. 12명의 단골손님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돼 모임을 만든 이야기부터 손님들이 책방의 ‘영업사원’을 자처한 사연, EBS 다큐멘터리 <책방은 살아 있다>에 출연한 과정, 아픈 가족을 위해 곁을 지켜준 손님의 이야기까지 책방에서 실제로 벌어진 크고 작은 일들이 한데 모였다.

이지선 대표는 “손님은 적어도 에피소드는 많다”며 “책을 사러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 제목인 ‘잘 익은 언어들을 만나러 갑니다’에는 책과 사람을 함께 만나는 동네책방의 의미를 담았다. 좋은 책을 만나러 오는 공간이면서, 그 책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는 뜻이다.

특히 이 대표에게 오래 남은 것은 손님들이 건넨 ‘아날로그’한 마음이다. 책방을 찾던 한 교사는 손글씨로 쓴 편지를 보내왔고, 또 다른 손님들은 책방을 알리는 일을 자신의 일처럼 도왔다.

그는 “책방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누구에게 이런 손편지를 받아봤을까 싶다”며 “손님들이 손으로 건네주는 쪽지나 편지가 이상하게 제게는 큰 힘이된다”고 말했다.

10년 전 책방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3년을 할 수 있을까, 5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책방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보다 이 공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그 사이 가족과 단골손님을 떠나보내는 일도 겪었다. 힘든 시간을 지나며 이 대표가 다시 확인한 것은 결국 사람의 힘이었다.

이 대표는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저를 부축해준 사람들도 결국 주변 사람들이었다”며 “그래서 이 책방도 사람 냄새 나는 공간으로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책에는 사람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방을 운영하며 힘이 됐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에 이어, 이 대표가 직접 고른 책과 그 책을 읽으며 건넨 생각도 담았다. 책방에서 만난 사람과 책,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겨난 관계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이지선 잘익은 언더들 대표. /전현아 기자

그래서 이 대표는 자신을 ‘작가’보다는 ‘기록하는 책방지기’라고 부른다.

그에게 동네책방은 여전히 ‘이상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도 그곳을 찾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0년 뒤 바라는 책방의 모습도 거창하지 않다. 직원 한두 명과 책방 일을 나누고,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워도 공간이 운영될 수 있는 책방이다.

대표는 “돌아보면 정말 애썼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잘 익은 언어들이 책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