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찾은 판빙빙 “영화 ‘가능한 사랑’ 보고 한국 배우들 더욱 부러워져”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가능한 사랑’을 보고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데뷔 30년인 저도 배우들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올해로 세 번째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배우 판빙빙(45)은 “한국 영화가 부럽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7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감독들과 배우들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여러 장르를 넘나들고 있지 않느냐”며 “특히 ‘가능한 사랑’에서 배우들이 자유롭게 영화 속을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판빙빙은 15세였던 1996년 드라마 ‘대단한 여자’(女强人)로 데뷔했다. 30년간 지켜온 작품 선택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함께 일하는 감독이나 스태프와 얼마나 즐겁게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할 때는 감독이 전달하고 싶은 바를 잘 표현하려고 고민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는 그는 어떤 질문이든 자세하고 열정적으로 답했다. 가장 힘을 준 답변은 AI와 숏폼 드라마에 대한 질문이었다. 특히 AI로 만든 숏폼 드라마가 최근 중국에서 많이 소비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판빙빙은 “AI 숏폼 드라마는 막장이라는 결과만 있고 과정은 없다”며 “아무리 여러 편을 봐도 남녀노소 모든 배우들 얼굴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세대만 해도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심미안을 길렀는데, 요즘처럼 숏폼 드라마만 보고 자란다면 젊은 세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말을 줄이겠다”고 했다.
이번 BIFF에서 선보이는 출연작은 ‘미친 노인의 일기’(감독 웨인 왕)와 ‘그녀가 말했다’(감독 아이번 탄) 두 편이다. 70대 노장 홍콩계 미국인 감독의 장편과 젊은 싱가포르 감독의 단편이며, 블랙코미디와 범죄로 장르도 크게 다르다. 국적이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 편은 노장 감독이 여전히 정열적으로 작업하고 계셔서 유의미한 작품이었고, 다른 한 편은 신인 감독이 성과를 이루는 데 도와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특히 뇌졸중 시아버지(릴리 프랭키)를 모시는 며느리 역으로 출연한 ‘미친 노인의 일기’에 대해 “흔히 부모님 세대의 욕망은 무시하는 것 같다”며 “나이 들어도 꺼지지 않는 욕망의 불꽃에 대한 이야기라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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