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APEC인데···중·일 정상회담 성사될까

최민지 기자 2026. 10.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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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 엑스 갈무리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얼어붙은 중·일 관계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내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EC을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일본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7일 일본 정부가 APEC 정상회의 기간 다카이치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만 유사시’ 발언 여파로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APEC 의장국 정상은 주요 참가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한다. 일본과 중국의 경우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만나 의제 사전 조율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닛케이는 그러나 APEC 정상회의를 한 달여 앞둔 현재까지 이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APEC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지 않는다면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민간 중·일 경제 교류 기구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를 이끄는 이와야 다케시 전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을 찾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만났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가 악화한 이후 왕 부장이 일본 정치인과 공식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에 있어 시급한 과제는 대만 문제에 관한 지도자의 잘못된 언행을 조속히 시정하는 것”이라며 관계 정상화의 조건을 제시했다.

일본이 기대를 품는 건 ‘시정’이라는 단어다. 그간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해온 중국이 ‘시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다소 누그러진 중국의 태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이 ‘비(非) 다카이치 세력’인 이와야 전 외무상과 만남으로써 다카이치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정치학자인 와세다대 아오야마 루미 교수도 APEC에서 중·일 정상회담에 성사되기에는 “장벽이 매우 높다”며 “연내 관계가 완전히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현재 미국을 통해 중국 측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 5월과 9월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대중국 입장을 설명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중국은 중요한 국가”라며 전략적 호혜 관계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다카이치 총리의 해당 발언이 중국과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관계 회복을 원하는 일본 경제계를 달래기 위한 수사에 지나지 않으며 다카이치 정부의 대중국 견제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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