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반납해도 웃는다’⋯ 특근 달력 빼곡한 기아 광주공장, ‘EV5’ 매직

천원기 기자 2026. 10. 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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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공언 3만대 눈앞
지금 계약해도 대기 6개월
부품 협력사 630억 잭팟
생성형 인공지능 제작 이미지.

기아 광주공장이 주말을 잊은 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출시 초기 ‘역차별 논란’을 딛고 흥행 돌풍을 일으킨 전용 전기차 ‘EV5’가 쏟아지는 주문에 힘입어 공장의 최대 ‘일감 효자’로 우뚝 섰다.

7일 기아의 10월 생산계획에 따르면 EV5와 셀토스를 혼류 생산하는 오토랜드 광주1공장은 이달 주·야간 특근을 총 6일(3·5·9·10·17·31일) 편성했다. 토요일 네 차례는 물론 대체공휴일인 월요일과 금요일까지 생산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스포티지를 양산하는 광주2공장,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만드는 화성 EVO East와 함께 기아 국내 생산거점 중 최다 특근 일수다.

특근 릴레이의 배경에는 폭발적인 대기 수요가 있다. 기아의 10월 전차종 납기표에서 EV5는 전 트림의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로 제시됐다. 주력 볼륨 전기차인 EV3(5개월)보다 길고 EV4·EV6·EV9(2개월)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유의 각진 정통 SUV 외관과 넉넉한 실내 공간 덕에 ‘리틀 EV9’이란 애칭을 얻으며 패밀리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결과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연초 목표했던 ‘연간 3만대 플랜’ 달성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송 사장은 지난해 “EV3 연간 국내 판매량이 약 3만대 정도이기 때문에, EV4와 EV5도 그 정도 물량은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흥행을 자신했다.

실제 EV5의 올해 1~9월 국내 누적 판매량은 2만4705대에 달한다.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EV3(2만6699대)에 이어 부동의 2위다. 연간 3만대 고지까지 남은 물량은 단 5295대다. 4분기에 월평균 1765대만 인도하면 송 사장의 공언은 현실이 된다.

해외 시장 기여도 역시 상당하다. 1~8월 기준 국내 생산 EV5 수출은 2만2816대로,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2만2545대)을 웃돌았다. 특히 유럽 시장 공급이 본격 궤도에 오르며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팔렸다.

새 일감의 온기는 지역 부품 생태계의 잭팟으로 번졌다. 자동차 시트 전문 협력사인 디와이에이(옛 대유에이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EV5용 시트 매출만 629억8500만원을 찍었다. 셀토스와 EV5 시트를 전담하는 디와이에이 광주2공장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97.8%에 달했다.

이 같은 흥행은 출시 초기의 혹평과 우려를 통쾌하게 뒤집은 결과다. 지난해 9월 국내 첫선 당시 EV5 롱레인지 에어 트림 가격은 4855만원으로 책정됐다. 2000만원대 후반에 포진한 중국형 모델보다 최대 2000만원 가까이 비싸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배터리 셀 역시 중국 CATL 제품을 쓴다는 점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기아는 발 빠르게 가격 문턱을 낮췄다. 올초 롱레인지 가격을 280만원 전격 인하해 4575만원으로 조정했고, 4155만원부터 시작하는 스탠다드 트림을 추가 투입해 진입장벽을 허물었다. 여기에 NCM 배터리의 긴 주행거리와 정통 패밀리 SUV 공간성이 입증되면서 돌아섰던 민심을 단번에 되돌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도 영향이 있었지만, EV5의 경우 실용성과 상품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이제는 초반 우려를 털어내고 기아 생산 라인의 핵심 주력으로 뿌리내렸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