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40도, 겨울엔 한파...'기후 불평등'에 분노하는 프랑스 학생들
겨울엔 엄청난 추위...학교 간 불평등도
[르포르테르 Amelie Quentel]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고교생 사회운동에 동참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내건 요구 가운데에는 학교 건물의 단열 개보수도 포함됐다.

주변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세상은 우리의 것", "교육은 특권이 아닌 권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화요일인 10월 6일, 대학생 단체 '위니옹 에튀디앙트(Union etudiante)'와 고교생 노조 '위니옹 생디칼 리세엔(Union syndicale lyceenne)'의 호소에 따라 1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집회에 모였다. 이번 집회에는 노동조합과 좌파 정당들도 지지를 보냈다.
고교생들은 3주 전 발드마른주 크레테유의 서민 밀집 지역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첫 봉쇄 시위가 벌어진 이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교사 부족, 과밀 학급, 낡은 시설,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열이 빠져나가는 건물 등 여러 문제가 예산 부족과 맞물린 가운데, 올여름 폭염을 거치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파리 13구의 서민층 학교에 다니는 마지스(17)는 "우리 학교에서는 교실 온도가 너무 높아 밖에서 수업을 해야 했던 적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제대로 공부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긴 검은 머리를 땋은 그는 "2027년 선거에서는 지금 정부보다 훨씬 더 환경을 중시하는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마르그리트(18)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40℃ 속에서 바칼로레아 프랑스어 시험을 봤는데, 정말 지옥 같았다"며 "우리 학교는 상태가 엉망이다. 닫히지 않는 창문이 있는가 하면 열리지 않는 창문도 있어서 여름에는 더워 죽을 것 같고 겨울에는 반대로 너무 춥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 1명에 학생 35명, 학생 1명에 기동대 5명"
파리 20구 고등학교에 다니는 마르그리트는 "교사 1명에 학생 35명, 학생 1명에 기동대 5명"이라고 적힌 포스터를 힘겹게 들고 있었다. 이번 시위를 향한 강도 높은 경찰 진압을 비판하는 문구다. 운동이 시작된 이후 경찰 측 부상자가 650명에 이르는 가운데, 5000명 넘는 사람이 연행됐고 이 가운데 87%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 215명도 다쳤다. 지난 5일 파드칼레주 랑스에서는 15세 청소년이 수류탄에 손이 절단되는 일도 발생했다.
마르그리트는 "국가는 우리를 깎아내릴 게 아니라 우리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와 미래를 위해 여기 나왔다"며 "그나마 나는 파리에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훨씬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센생드니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생드니 오베르빌리에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폴과 모하메드도 부유층 학교와 서민 지역 학교 사이의 차별을 지적했다. 치아 교정기를 끼고 스키 고글을 쓴 폴은 "우리는 완전히 방치돼 있다. 흑인과 아랍인을 위한 게토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학교 상태를 "화장실에 문이 없고, 보건교사도 없고, 상담사도 없고, 교실에 난방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겨울엔 감기, 여름엔 실신"
몇 달 전 바칼로레아에 합격한 멜도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을 겨냥한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왔다. 포스터에는 "겨울엔 감기, 여름엔 실신, 리모델링은 언제 할 건가요?"라고 적혀 있었다. 많은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고교생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지난 5일 봉쇄 시위로 프랑스 전역에서 고등학교 약 400~500곳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위니옹 에튀디앙트에 따르면 지난 1일에는 전국 30개 대학이 봉쇄됐다.
파리8대학에 다니는 수두스(18)도 같은 이유로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고교생들은 작년의 우리였다. 나도 교사 부족과 찜통 교실에서의 수업을 겪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같은 처지다. 대학에도 예산이 넉넉지 않다. 기회의 평등은 권리여야 하는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행진 출발을 앞둔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상 위에 올라선 젊은이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이들 가운데에는 경찰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벽을 세우겠다"며 연대에 나선 어른들도 있었다.
이 기사는 10월 6일 프랑스에서 보도됐습니다. 원문은 르포르테르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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