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은 누구? 성공신화와 4000억원 체납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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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 고액체납자 1위인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 3938억원의 체납 세금을 완납하기로 하면서 성공신화와 역외탈세의 명암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금 체납과 함께 성공신화의 이면이 들춰졌다.
국세청은 7일 권 회장의 체납 세금 완납에 대한 브리핑에서 "권 회장이 경제활동을 통해 체납액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15년 만에 체납 세금을 모두 내겠다고 한 것은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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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장보고’ 평가 속 ‘역외탈세·조세 회피범’ 불명예
국세청 압박에 백기 투항…‘4천억 완납 약속’ 재기 모색하나
![국세청은 7일 개인 고액체납 1위였던 권혁(사진) 시도그룹 회장이 3938억원의 개인 체납액을 완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7/dt/20261007154432471jnxo.jpg)
국내 개인 고액체납자 1위인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 3938억원의 체납 세금을 완납하기로 하면서 성공신화와 역외탈세의 명암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의 체납 징수에 대한 노하우가 돋보인다.
권 회장은 자수성가형 해운 거물이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세계 곳곳에 160여척의 상선을 움직이는 기업가로 성장하면서 ‘현대판 장보고’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금 체납과 함께 성공신화의 이면이 들춰졌다. 신화는 곧 ‘역대 최고액 체납자’라는 불명예 타이틀로 바뀌었다.
국세청은 7일 권 회장의 체납 세금 완납에 대한 브리핑에서 “권 회장이 경제활동을 통해 체납액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15년 만에 체납 세금을 모두 내겠다고 한 것은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되겠다는 신념이 강했는데 리스크를 안고서는 그 생각을 실현하기도 사업을 꾸려가기도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업인 권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히 역외탈세범에 머무르지 않는다. ‘선박왕’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권 회장의 프로필은 한국 현대 해운사에서 압도적인 성공신화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1970~1980년대 대한해운 등 선사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근무했다. 선박 영업과 배를 운용하는 용선 실무에 눈을 뜨고,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인맥을 쌓으면서 조금씩 사업의 꿈을 키웠다. 마침내 1990년 홍콩에서 시도상선(Cido Shipping)을 설립하며 닻을 올렸다.
사업 방식도 드라마틱했다. 선박 가격이 폭락할 때 배를 사고, 호황기에는 고가 장기 임대하는 식으로 덩치를 키웠다. 자동차 운반선(PCTC)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벌크선 등을 대거 확보해 일본의 대형 해운선사인 NYK, MOL, K-Line 등에 장기 용선 계약을 체결한 것도 과감한 투자 방식이 돋보이는 사례다.
2000년대 들어 시도그룹은 선박 160여척, 보유 자산가치 수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글로벌 독립선사로 우뚝 섰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권 회장에게 2011년 어두운 변곡점이 찾아왔다. 바로 국세청의 세금 추징이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해외 거주자로 위장했다고 지목했다. 막대한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사상 최대 규모인 4101억원의 종합소득세 등을 전격 추징했다.
반면 권 회장은 자신이 해외에 거주하는 ‘비거주자’이기 때문에 국내 납세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권 회장이 국내에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두고 사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세청의 과세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결을 확정했다
무려 15년을 끌어온 권 회장의 조세 불복과 행정소송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15년 동안 납세를 미루면서 3938억원의 체납액은 그에게 부동의 ‘고액체납자 1위’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그리고 역외탈세, 조세 회피, 국세청 체납제도의 헛점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특히 부의 크기 만큼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고, 공정한 사회는 성실한 납세에서 시작한다는 ‘조세정의’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전체 체납액 중 1000억원을 현금으로 납부했다. 나머지 체납액은 해외에 있는 선박 5척 등을 담보로 완납하기로 했다. 해외 담보물이 실질적인 징수 수단으로 전환된 첫 사례다.
앞서 국세청은 라이베리아와 파나마 등 해외 과세당국과 글로벌 공조를 통해 해외 지배구조를 파악했고, 최고위급 청장회의를 잇따라 개최해 ‘징수공조 및 정보교환 실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상 최고 체납액을 완납하기로 한 데는 국세청 ‘고액체납 특별대응TF’의 해외 은닉 자산 추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권성하 기자 kwonmine1@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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