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대회서 우승하고 태권도학과 나와 체육관 차리는 게 꿈"

박현수 2026. 10. 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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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하고, 태권도학과 졸업해 체육관을 차리는 게 꿈이에요."

지난 4~5일 경기 가평군 청리움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재단(한컴재단) 주최 '다문화 어울림 캠프'에서 한컴재단 장학생으로 뽑혀 장학금 100만원을 받은 이율제(14) 군의 포부다.

4일 개회식에서는 한컴재단·국제로타리 3640지구·우리문화지킴이가 마련한 장학금 3천만원이 다문화 청소년 30명에게 전달됐으며, 한컴재단은 이 가운데 15명에게 1천500만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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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재단 '다문화 어울림 캠프' 장학생 이율제 군
적도기니서 온 모친 신나라 "내가 행복해야 상대도 행복해져요"
한컴재단 '다문화 어울림 캠프'서 장학생 뽑힌 이율제 군과 가족 (가평=연합뉴스) 민지애 작가 = 지난 5일 경기 가평군 청리움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재단(한컴재단) 주최 '다문화 어울림 캠프'에서 한컴재단 장학생으로 뽑혀 장학금 100만원을 받은 이율제(오른쪽) 군. 왼쪽은 어머니 신나라 씨 가운데는 막냇동생 율찬 군. 2026. 10. 7.

(가평=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큰 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하고, 태권도학과 졸업해 체육관을 차리는 게 꿈이에요."

지난 4~5일 경기 가평군 청리움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재단(한컴재단) 주최 '다문화 어울림 캠프'에서 한컴재단 장학생으로 뽑혀 장학금 100만원을 받은 이율제(14) 군의 포부다.

4일 개회식에서는 한컴재단·국제로타리 3640지구·우리문화지킴이가 마련한 장학금 3천만원이 다문화 청소년 30명에게 전달됐으며, 한컴재단은 이 가운데 15명에게 1천500만원을 지원했다.

경기 구리시 동구중 3학년인 율제 군은 아프리카 적도기니 출신 어머니 신나라(38·적도 기니명 파우스타) 씨, 막냇동생과 함께 캠프를 찾았다. 3남매의 맏이로, 아래로 둘째 다은(13) 양과 막내 율찬(8) 군이 있다.

한컴재단 장학금 전달식 (가평=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4일 한컴재단 장학금 전달식 후 이율제(왼쪽서 2번째) 군과 김상철(3번째) 한컴재단 이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 10. 7. phyeonsoo@yna.co.kr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가 장학금을 받았다"는 그는 장학생으로 뽑힌 것에 대해 "외모가 튀어서 그런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공부는 "못한다"고 겸손해했지만, 어머니는 국어와 수학을 뺀 영어·과학·음악·체육을 잘한다고 거들었다.

율제 군의 꿈은 태권도 선수다. 성인 4단에 해당하는 4품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딸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로, 그는 "품은 이제 다 땄다"고 했다. 지금까지 소규모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그가 다음 목표로 꼽은 것은 큰 대회다.

제8회 남양주시의회 의장기 태권도대회에서 통합부 1위 차지한 이율제 군 지난 9월 5일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제8회 남양주시의회 의장기 태권도대회에서 통합부 1위를 차지한 이율제 군이 메달을 목에 걸고 트로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본인 제공]

장학금 용도를 묻자 율제 군은 "학원비로 쓸 계획"이라며 "딱 두 달 치"라고 했다. 신 씨도 "아들이 받은 장학금으로 학원비를 낼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학교생활은 순탄하다고 했다. 율제 군은 "친구들이 먼저 잘 다가와 줘 편견과 차별을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신 씨는 "어린이집 때부터 선생님들이 먼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가르쳐 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다은 양이 학교에서 부적절한 말을 들을 뻔한 적도 있지만, 주변 학생들이 "안 된다"며 막아 금세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신 씨는 구리 생활에 대해 "아주 괜찮다"며 다른 곳으로 이사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율제 군도 "지금 사는 곳이 좋다"고 했다.

공중회전 돌려 차기 시범 보이는 이율제 군 [본인 제공]

신 씨는 적도기니에서 해외 근무 중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율제 군을 낳은 뒤 둘째를 임신한 채 한국에 왔다. 율제 군이 한 살 때다.

올해로 한국 생활 13년째인 그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주변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고 도움받을 곳도 없어 힘들었지만, 같은 모국어를 쓰는 외국인 친구를 만나 한국어 배울 곳을 소개받으며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신 씨의 모국어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다. 한국어 익히느라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미뤄졌고, 지금 아이들은 조금 알아듣기만 한다. 신 씨는 아이들이 스페인어를 쓰는 곳에서 지내면 1년 안에 금방 배울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컴재단 '다문화 어울림 캠프' 장기자랑에서 인기상 차지한 이율제 군 가족팀 (가평=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5일 '다문화 어울림 캠프' 장기자랑에서 인기상을 차지한 이율제 군 가족팀이 시상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 10. 7. phyeonsoo@yna.co.kr

신 씨는 "우리 집은 각자 하고 싶은 걸 먼저 찾아서 하는 집"이라며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캠프에 왔다는 율제 군은 "엄마랑 동생이랑 함께여서 좋았다"며 "그중에서도 개그맨들과 함께한 시간이 가장 재밌었다.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 한국에 와 적도기니의 기억은 없지만 갈 수 있다면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가족은 장기자랑 무대에 올라 인기상(상금 30만원)을 받았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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