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노출됐나…독일 정보기관 수장 ‘간첩’ 혐의 체포에 긴장하는 MI6

독일 연방정보국(BND) 수장을 지낸 아우구스트 하닝 전 국장이 국가기밀 등 2000건을 불법 수집해 외국에 넘기려 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독일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한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자국 기밀이나 휴민트(인적 정보원)가 노출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간 공유한 정보를 재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독일 연방검찰청은 6일(현지시간) 하닝 전 국장을 국가반역죄 미수 및 간첩 활동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만프레트 D로 알려진 전 BND 고위급 직원도 함께 체포됐다. 만프레트 D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여러 정보국 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연방검찰은 지난 2005년 퇴직한 하닝 전 국장이 2010년 무렵부터 2022년 6월까지 만프레트 D에게 2000건의 내부 문서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다수는 독일 최고위급에 보고되는 기밀 정보였다. 이는 “BND가 만든 ‘왕관의 보석’ 같은 핵심 정보”라고 전직 BND 고위 관계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하닝 전 국장은 불법으로 취득한 정보를 토대로 외국 정보기관 관계자에게 보낼 분석 자료를 작성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자료가 실제 외국에 전달됐는지 수사 중이다.
유출 정보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러시아군에 관한 정보, 외국 협력 정보기관들이 제공한 기밀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한 차례는 아제르바이잔 정보기관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보도했다.
독일과 민감한 정보들을 공유해 온 국가들은 자국 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인 MI6와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이 해당 기간 유럽 동맹국과 공유한 정보 전반에 대해 내부 검토에 나섰다. 특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정보요원과 정보원들의 신원이 노출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들 기관의 우선순위는 위험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는 정보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점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독일이 유럽 각국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이 BND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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