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안으로 들어온 피지컬 AI…세인티, 제조 시스템·휴머노이드 결합 나선다

김현주 2026. 10. 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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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이 모니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로봇이 직접 물건을 옮기거나 설비를 점검하는 피지컬 AI가 제조업의 다음 자동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AI 제조 솔루션 기업 세인티(Sainti)는 중국 로봇기업 LimX Dynamics(림엑스 다이내믹스)의 스마트공장 특화 공식 파트너사로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로봇을 국내 제조 현장에 공급하고, 자사의 FacTRo MES·SCADA·AI 예지보전 솔루션과 연결하는 피지컬 AI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장의 생산관리시스템(MES)이 작업을 지시하면 로봇이 검사·이송·순찰 등을 수행하고, 작업 결과와 로봇 상태 데이터가 다시 MES와 설비 관제 시스템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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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이 모니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로봇이 직접 물건을 옮기거나 설비를 점검하는 피지컬 AI가 제조업의 다음 자동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세인티 제공
국내에서도 제조 시스템과 로봇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AI 제조 솔루션 기업 세인티(Sainti)는 중국 로봇기업 LimX Dynamics(림엑스 다이내믹스)의 스마트공장 특화 공식 파트너사로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로봇을 국내 제조 현장에 공급하고, 자사의 FacTRo MES·SCADA·AI 예지보전 솔루션과 연결하는 피지컬 AI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로봇만 들여놓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공장의 생산관리시스템(MES)이 작업을 지시하면 로봇이 검사·이송·순찰 등을 수행하고, 작업 결과와 로봇 상태 데이터가 다시 MES와 설비 관제 시스템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세인티는 이를 작업지시→로봇 수행→데이터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제조 운영 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피지컬 AI는 이미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생산 공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BMW그룹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 02를 생산라인에 투입했다.

2025년 약 10개월 동안 Figure 02는 BMW X3 생산 과정에서 판금 부품을 꺼내 용접 공정에 맞게 배치하는 작업을 맡았다. 하루 10시간, 주 5일 가동됐으며 9만개가 넘는 부품을 처리하고 약 1250시간을 작업했다. 해당 기간 생산에 관여한 BMW X3는 3만대를 넘었다.

단순 시연 수준에 머문 것도 아니다. BMW는 올해 6월 차세대 Figure 03을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다시 투입했다. 기존 판금 부품 배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부품을 담은 카트를 이동시키고 물류 순서를 맞추는 작업까지 시험하고 있다.

BMW는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으로 적용 범위도 넓혔다. 올해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전압 배터리 조립과 부품 생산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BMW는 이를 피지컬 AI의 실제 생산 적용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로봇기업 Apptronik의 휴머노이드 Apollo를 제조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양사는 2024년 제조 공정에서 Apollo를 활용하기 위한 협력에 들어갔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베를린 디지털 팩토리 캠퍼스에서 실제 생산 환경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하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로봇만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공장 내 소프트웨어와 생산 데이터를 연결하는 자체 디지털 생산 플랫폼 MO360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계해 기존 생산 시스템 안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인티가 MES와 SCADA를 중심으로 로봇을 연결하려는 구상과 비슷한 흐름이다. 로봇의 성능 자체보다 누가 작업을 지시하고, 생산 데이터를 어떻게 전달받으며, 기존 공정과 어떤 방식으로 연동하느냐가 실제 공장 적용의 핵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상용 운용 사례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Agility Robotics의 휴머노이드 Digit은 GXO가 운영하는 미국 조지아주 물류센터에 투입돼 자율이동로봇(AMR)이 가져온 상품 컨테이너를 내려 컨베이어에 싣는 작업을 맡고 있다.

GXO와 Agility Robotics는 2024년 다년간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 실증을 넘어 실제 물류 운영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한 사례다. Digit이 해당 시설에서 옮긴 컨테이너는 누적 10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2월에는 토요타자동차 캐나다도 Agility Robotics와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 시험 운영을 거친 뒤 Digit을 제조·공급망·물류 업무에 투입하기로 했다.

Agility가 지난달 공개한 차세대 Digit 5는 기존 제조·물류 현장에서 쌓은 6만5000시간 이상의 운용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회사는 로봇 운영 플랫폼 Arc를 통해 가동률과 처리량 등을 관리하고 기존 창고관리시스템(WMS)이나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피지컬 AI 경쟁은 실제 로봇뿐 아니라 공장 전체를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는 방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폭스콘은 엔비디아 Omniverse와 Isaac을 활용해 공장의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공장을 짓거나 생산라인을 바꾸기 전 가상 공간에서 로봇 동선과 공정 배치를 먼저 시험하는 방식이다.

폭스콘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은 MES와 생산 현장 제어 시스템, 자동화 설비 데이터를 연결해 공장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로봇 작업과 무인운반차(AGV) 이동 경로 역시 가상 공장에서 검증한 뒤 실제 현장에 적용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피지컬 AI 기반 공장의 핵심 구조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멘스와 FANUC, 폭스콘 등과 함께 공장 전체와 다수의 로봇을 가상 환경에서 설계·시험하는 Omniverse 기반 기술을 확대했다.

결국 경쟁의 초점은 로봇 한 대의 움직임에서 공장 전체의 데이터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세인티가 우선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도 산업 안전관제다.

기존 공장은 고정형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설비와 작업장을 감시하지만 구조물 뒤쪽이나 설비 사이처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대규모 공장의 모든 지점에 카메라와 센서를 추가 설치하는 것도 비용과 유지관리 부담이 따른다.

세인티는 이동형 로봇을 움직이는 카메라이자 센서, AI 데이터 수집 장치로 활용할 계획이다.

로봇이 정해진 순찰 경로나 필요한 지점으로 이동해 영상과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면 AI가 이상 징후를 분석하고, 결과를 기존 관제 시스템으로 전달한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설비 점검이나 안전 순찰을 보조하면서 고정형 관제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후 검사와 품질관리, 물류 이송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SCADA 사업에서 출발한 세인티는 PLC와 설비 통신을 기반으로 자동차·화학·금형·사출 등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연결해왔다. 싱가포르와 러시아, 슬로바키아, 인도 등 해외 공장 구축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모듈형 MES인 FacTRo를 중심에 둔다. MES가 생산 작업을 관리하고 SCADA가 설비와 로봇 상태를 확인하며, 예지보전과 데이터 플랫폼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구조다.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로봇 성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정 흐름과 기존 설비 인터페이스, 작업자 동선, 안전 조건 등을 함께 검토한다. 어떤 업무를 로봇에 맡길지,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 기존 MES·SCADA와 어떻게 연결할지를 공장별로 정한다.

로봇 교육 사업도 병행한다. 단순 조작 교육보다 제조 데이터와 자동화, 생산관리, AI를 함께 이해하고 현장에서 로봇을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세인티는 앞으로 2~3년간 검사·이송·순찰 등 실제 제조 공정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적용 효과를 검증하고 다른 사업장에서도 반복 적용할 수 있는 운영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피지컬 AI의 경쟁은 사람처럼 생긴 로봇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존 생산 시스템이 로봇에게 일을 맡기고, 로봇이 만들어낸 데이터를 다시 공장 운영에 반영하는 단계까지 연결해야 한다. 제조업의 AI 경쟁이 소프트웨어에서 실제 공장 바닥으로 내려오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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