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드라마 외주 계약, 적자인데 과한 복리후생까지…KBS 감사 결과 발표

이승환 기자 2026. 10.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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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홈페이지 캡처
한국방송공사(KBS)가 드라마 제작·투자 과정에서 제작비를 낭비하고, 적자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복리후생 수준을 과하게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오늘(7일) 총 17건의 위법·부당 및 개선 필요사항 등 '한국방송공사 기관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허술한 드라마 제작 계약



KBS는 드라마 외주제작 계약 과정에서 항목별로 구체적인 산출 내역 없이 제작비를 산정했고 실제 집행 실적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감사원이 KBS가 최근 5년간(′21∼′25년) KBS 2TV를 통해 방영한 외주제작 드라마 54편을 점검한 결과, 모두 제작비 산출근거 없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최근 2년 내 제작된 10편의 실제 제작비 집행자료를 살펴보면, 4편만 계약서상 제작비의 99% 이상을 집행했고, 6편은 총 제작비의 11.5%인 67억 원을 적게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가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주연 배우 출연료를 실제 지급액보다 부풀려 청구하고, 차액을 가로챈 사례도 있었습니다. KBS는 A 업체 등 2개 업체와 드라마 외주제작 계약(약 95억 원)을 체결한 후 A 업체에 선급금으로 2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A 업체는 주연배우 출연료 10억 원 중 5.6억 원을 선급금에서 지급한 것으로 정산서류를 제출했고, KBS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점검 결과 해당 배우 출연료는 5.5억 원이었고, 10억 원의 출연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업체가 KBS를 속여 4.5억 원을 가로챈 겁니다.

감사원은 KBS 사장에게 향후 외주제작계약을 체결할 때 제작비 항목별로 산출 근거와 금액 등을 명확히 기재하는 등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A 업체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습니다.


미흡한 재난방송 체계



박장범 KBS 사장〈사진=연합뉴스〉
재난주관방송사이지만, 재난방송 송출 여건도 미흡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KBS 9개 지역총국과 2개 지역국은 재난자막 송출시스템의 이중화 미비로 시스템 장애 발생 시 자막이 송출되지 않을 우려가 있었습니다.

또 위 9개 지역총국과 2개 지역국의 경우 경보음을 자동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해, 본사 방송 신호를 수신·송출하는 과정에서 지진 또는 민방위 관련 경보음 등이 지연 송출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주조정실 등 16개 주요 방송시설의 경우 내진 성능 보강도 지연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내진 성능 부족이 확인된 16개 시설의 경우, 보강공사가 28년 이후 일괄 추진될 예정입니다.


과도한 상위 직급·복리후생



이밖에 상위직급 비율이 57.4%(2144명)로, 중·하위직급 비율 42.6%(1594명) 보다 높아 상위직급 중심의 인력구조를 유지 중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KBS는 3년간 총수입이 1765억 원 감소할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 상위직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1인당 복리후생비도 공공기관 평균의 1.93배(399만 원)였고, 통신비도 4천 명이 넘는 직원 모두에게 5만 원씩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KBS 사장에게 재난 자막 송출시스템 이중화와 주요 방송시설에 대한 조속한 성능 보강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또, 상위직급을 증가시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통신료도 업무의 필요에 따라 지급하라고 통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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